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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영웅인가, 악당인가
장영엽 2018-10-10

<베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해나갈, 소니픽처스 산하의 마블 영화다. ‘소니 마블 유니버스’가 선보이는 첫 영화인 <베놈>은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빌런 중 하나인 베놈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사회의 부조리를 취재하는 기자 에디(톰 하디)는 거대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생체실험에 의혹을 품고 잠입 취재하다가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습격을 받는다. 심비오트가 숙주의 몸과 정신을 지배할 때 능력을 발휘하는 ‘베놈’은 에디의 몸에 기생하며 갖가지 소동을 일으킨다. 한편 비밀리에 인간과 심비오트를 결합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려는 시도를 계속하던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회장 드레이크(리즈 아메드) 또한 심비오트의 숙주가 된다.

<스파이더맨3>(2007)를 본 관객이라면 미리 짐작했을 것이다. 베놈이라는 빌런 히어로의 매력은 선과 악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인물의 행보에 있다. 기자로서 투철한 소명 정신을 가진 에디 브룩과 가차 없이 인간 살육을 저지르는 베놈을 오가며 갈팡질팡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영화 <베놈>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빌런’으로서 베놈의 매력이 너무 부족하다. <데드풀> 시리즈와 <업그레이드> 등의 영화를 통해 폭주하는 안티 히어로를 이미 경험한 관객에게, 베놈이 취하는 태도는 다소 애매하게 느껴진다. 영화의 후반부, 전 지구적 위협에 맞서 베놈이 영웅으로서의 활약을 펼친다는 설정도 배경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급작스럽다. 다만 심비오트와 인간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라이엇, 쉬베놈 등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으며, 자유자재로 모습을 변형하며 물리적으로 인간을 압도하는 베놈의 액션은 꽤 통쾌하다. 새로운 슈퍼히어로 유니버스의 빅뱅을 알리는 작품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 국내 상영 버전으로는 한개의 쿠키 영상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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