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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곡성>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
김소미 2018-11-07

이혁수 감독의 1986년작 <여곡성>을 유영선 감독이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 세 아들이 모두 결혼 첫날밤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홀로 집안을 지키고 있는 신씨 부인(서영희)과 헐값에 팔려온 천민 출신 며느리 옥분(손나은)이 겪는 기이한 일들을 그렸다. 옥분은 어깨에 만자(卍) 무늬의 흉터를 갖고 있는데, 귀신들이 이를 보면 혼비백산해 달아나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한편 신씨 부인은 박수무당 해천비(이태리)를 시켜 집안을 맴도는 한 많은 귀신의 곡소리를 추적하려 하지만, 월아(박민지)의 혼은 점점 더 악랄해질 뿐이다.

유영선 감독의 현대판은 퇴마사 캐릭터를 등장시켜 오컬트적 성격을 강화했다. 원작에 비해 불교 색채를 줄이는 대신 미국 오컬트 무비의 감성을 더한 흔적이 엿보인다. 닭피를 마시고 지렁이 국수를 들이켜는 대표적인 신들에 이어 과격한 구토 신 등이 더해졌다. 사극 호러의 부활이자 여성배우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다. 그러나 <여곡성>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서스펜스를 발휘하는 데 그 효능이 미약하다. 관객이 공포를 채 감각하기도 전에, 잔뜩 조바심을 낸 카메라와 음향이 매 순간 저만치 앞서가버리는 탓이다. 그 가운데 배우 서영희만큼은 주어진 장르를 깨끗하게 흡수한 뒤, 자기 얼굴을 각인시키는 배우의 역할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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