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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겨울> “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까?”
임수연 2019-01-02

“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까?” 보일러도 잘 켜지지 않는 원룸에 사는 29살 동갑내기 부부가 있다. 연기를 전공했지만 배우라는 옷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전기회사에 다니던 현호(이광현)는 “연기를 할 때는 살아 있다는 생명력을 느꼈고 그것을 되찾고 싶다”며 다시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고, 정희(박가영)는 기혼자라는 이유로 경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취직이 안 된다. 원룸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새로 살 집을 구하러 다니는 두 사람은 현실에서 오는 절망도, 막연한 희망도 품게 된다. 특히 그들이 살던 집보다 훨씬 좋은 북유럽풍의 집을 둘러보며 마음이 복잡해지는데, 공교롭게도 현호는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그는 낙방 사실을 정희에게 알리지 않고 마치 배우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 양 연기를 한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남들처럼 살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수없이 많이 접했다. 하지만 이런 소재를 갖고 차분하게 절망과 희망의 진폭을 담아내고자 하는 태도를 취하는 영화는 흔치 않다. 인위적인 사건을 만들거나 성급한 자기 연민에 빠지는 대신 평범한 부부에게 딱 있을 법한 고민에만 집중한다. 두 배우의 연기도 영화의 목표에 어우러지게끔 담백하다. 덕분에 영화가 전반적으로 심심하다는 인상이 있지만, 아무쪼록 두 사람이 두 번째 겨울을 잘 보내고, 세 번째도, 네 번째도 잘 버텨낼 수 있기를 응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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