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언더독> 댕댕이들의 위대한 모험
김소미 2019-01-16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출사표를 던진, 한국 장편애니메이션계의 희망 같은 작품.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던 <마당을 나온 암탉>(2011)의 오성윤 감독과 이춘백 애니메이션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했다. <언더독>은 두 감독이 오돌또기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6년여의 작업 과정과 3D 애니메이팅 기술을 새롭게 더한 야심작이라 할 만하다. 영화는 버림받은 보더콜리 뭉치(도경수)가 시추 짱아(박철민)를 비롯한 유기견 동료들을 만나 철거촌 은신처에 합류하고, 들개 밤이(박소담)와 생애 첫 로맨스를 경험하는 나날로 이어진다. 거대한 굴착기와 유기견 포획꾼의 횡포 앞에서 이 ‘언더독’들은 과연 세상에 어떤 반격을 가할 수 있을까.

두 감독은 공장에서 태어나 펫숍에서 분양되는 강아지들이 인간에게 쉽게 버림받은 뒤, 이후엔 거리에서 로드킬을 당하거나 잔혹하게 포획되는 세태를 그리고 있다. 강아지 공장과 유기 등 동물 복지 이슈를 품은 <언더독>의 이야기는 서서히 확장돼 종국에는 이 땅의 평화를 바라는 인간의 바람으로까지 나아간다. 물론 주제를 불문하고 여러 종의 개들이 거칠게 뛰놀고 사랑하는 광경을 마음껏 지켜보는 경험은 추위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등 목소리 출연진 또한 호화로운데, 스타 캐스팅의 화제성 이상으로 안정적인 결과물을 보여준다. 콘티를 그리기 전에 목소리 캐스팅을 완료한 경우이기에, 배우들 각각의 특성이 개 캐릭터에 절묘하게 반영되어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3D로 생생하게 표현된 개들과 아날로그 느낌의 스케치가 돋보이는 2D 배경의 조화가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세고, 빠르고, 잔혹하지 않아도 성인 관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즐거운 가족영화”를 만들고 싶은 창작자의 고민이 반영된, 세대를 아우르는 작화 스타일이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