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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냉장고
2002-04-30

시사실/ 단편2편

■ Story

영수네는 산동네에서 살아간다. 아버지는 연탄배달을 하고 엄마는 봉투를 붙이며, 누나인 영미는 낮에는 버스 안내양으로 일하고 밤에는 야학에 나가는 등 어렵게 하루하루를 꾸려가고 있다. 어느 날 엄마가 아버지 몰래 들었던 계가 깨지면서 어렵게 모았던 돈을 모조리 날리고 만다. 아버지는 빚잔치에서 떼인 돈 대신 냉장고를 집으로 가져온다. 영수는 처음 생긴 냉장고가 신기하고 좋기만 한데 아버지는 냉장고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한동안 서먹했던 가족은 냉장고 덕분에 조금씩 화목함을 되찾는다.

■ Review 버스 안내양과 삼천리표 연탄이 있고, 냉장고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냉장고>는 ‘그때를 아십니까’처럼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에피소드를 통해 고달픈 하루하루를 꾸려가는 산동네 한 가족의 일상을 그린다. 지금이야 냉장고 안에 온갖 식품을 쟁여두며 살지만, 냉장고가 처음 등장했던 당시, 냉장고의 가장 큰 기능은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차가운 물 한잔,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수박 한 덩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냉장고>는 ‘불행에서 건진’ 냉장고의 이런 기본기능을 활용, 냉장고가 ‘행복의 메신저’가 되게 한다. 냉장실이 냉각시킨 시원한 물김치는 밥상머리의 소박한 행복을 돌려주고, 냉동실이 얼려준 얼음은 하루종일 연탄배달을 한 아버지의 땀도 단숨에 식혀준다. 전체적인 구성은 약간 늘어지지만 산동네의 풍경, 수도가 있는 마당, 냉장고에 가지런히 놓인 수박 반 덩이와 감자 등의 대목은 정겨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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