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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될 놈> 세상에서 가장 멀고도 가까운 엄니와 아들
김송희 2019-04-17

1988년, 전라도 외딴섬에 사는 기강(손호준)은 좁아터진 마을이 답답하기만 하다. 친구들과 함께 농작물을 훔치다 체포된 기강이 의리를 지킨답시고 죄를 혼자 뒤집어쓰자 동네 어른들은 “크게 될 놈”이라고 추켜세운다. 젊은 혈기에 허세만 부리는 아들이 사고를 치면 수습은 어머니 순옥(김해숙)의 몫이다. 홀로 식당을 운영하며 남매를 키운 순옥은 무뚝뚝해 보여도 자식 사랑만큼은 지극하다. 하지만 철없는 자식들이 어머니의 진심을 알 리 없다. 성공을 좇아 섬을 떠난 기강은 서울에서 범죄 세계에 발을 들이고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을 선고받는다. 사형수가 되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로 기강이 자포자기하는 사이 순옥은 아픈 몸을 이끌고 아들이 수감된 교도소를 찾는다.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어머니가 주인공인 영화는 신파로 흐르기 쉽다. 기획 당시 제목이 <엄니>였던 <크게 될 놈>은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익숙한 서사에 기교를 더하지 않았다. 대신 배우의 연기만으로 진부함을 뚫고 나간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해태가 연상되는 생생한 사투리 연기부터 사형수가 된 후 오열하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세월에 따라 성숙하는 인물을 표현하는 배우 손호준은 물론이고, 극의 중심에서 누구나의 어머니로 대입 가능한 ‘엄니’를 연기한 김해숙이 빛바랜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도마뱀>(2006)을 만든 강지은 감독이 13년 만에 연출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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