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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뭄바이> 생존자들의 용기와 희망
김소미 2019-05-08

2008년 11월, 인도 뭄바이에서 벌어진 연쇄테러 사건에 기반한 영화다. 도시 중심부 곳곳에 총격과 폭탄 테러가 이어지자 사람들은 피난처를 찾아 100년의 역사를 지닌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로 몰려든다. 그런데 하필이면 테러범들도 그 호텔을 최후의 격전지로 계획한 상황. 인파 사이에 섞여 호텔 안으로 숨어든 그들은 이내 무차별 사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호텔 직원 아르준(데브 파텔), 수석 셰프 오베로이(아누팜 커), 갓 태어난 아들과 여행 온 부부 데이빗(아미 해머)과 자흐라(나자닌 보니아디)는 호텔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옮겨다니며 생존을 위해 악전고투를 펼친다. <호텔 뭄바이>는 오프닝에서부터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틈이 없을 만큼 밀도 높은 스릴러영화다. 장르적인 연출이 돋보이지만 마냥 요란하기보다는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테러범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총기를 꺼내드는 순간은 어색하고 더디게 흘러가지만, 무수한 생명이 무참이 사라지는 일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일어난다. 역사적 비극을 다루고 있기에 장르적 매끈함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반복되는 살해 장면을 통해 실제 사건에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의 존재를 상기하게 되는 데 반해, 영화는 생존자들의 용기와 희망에 초점을 맞출 뿐 수많은 익명의 단역들을 다소 무심히 소비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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