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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한국 최초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김소미 2019-06-05

한국 최초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슈퍼돼지를 구하려는 산골 소녀의 모험담을 펼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옥자>(2017)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으로, 그의 7번째 장편영화다. <기생충>에는 매사에 ‘계획’을 언급하는, 야무지다면 야무지고 어설프다면 어설픈 한 가족이 등장한다. 구성원 전원이 백수인 기택(송강호)네의 두 자녀, 기우(최우식)와 기정(박소담)이 어느 날 IT 기업 CEO 박 사장(이선균)네서 고액 과외교습을 시작하면서 사건의 국면은 빠르게 전환된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가족희비극’이라 소개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보다 더 적절하고 간단한 수식을 찾기 어려워진다. 코미디와 스릴러의 교차가 팽팽한 가운데, 감독의 지난 작품들과 비교해 영화를 완결성 있게 끌고 가는 구조적인 동력이 가장 돋보인다. <플란다스의 개>(2000)로부터 진화한 감독의 기술적·장르적 성취를 실감케 하고, <살인의 추억>(2003)과 <마더>(2009)보다 명쾌하며 쿨하다. 영화는 부유한 대저택을 주 무대 삼아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삽입하는데, 이 상하운동의 리듬감이 예측할 수 없이 고조되었다가 일순 와르르 추락하면서 충격을 안긴다. 서행을 지속하다 갑자기 속도를 내고, 예기치 못한 시점에 급커브를 트는 봉준호의 롤러코스터는 이 과정 내내 기세를 잃지 않고 거침없이 나아간다. 한국적 디테일에 기반을 둔 장르의 혼합과 재해석을 지켜보는 재미가 희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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