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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미 준의 바다> 따뜻한 건물을 짓고 싶다
이주현 2019-08-14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 혹은 유동룡. <이타미 준의 바다>는 평생 한국 국적을 유지하며 일본에서 활동한 세계적 건축가 이타미 준의 삶과 철학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그의 삶을 이야기할 땐 재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까지 유동룡이라는 이름으로 다녔던 그는 이후 건축가로 활동하기 위해 이타미 준이라는 예명을 짓는다. 오사카 국제공항의 이름인 이타미에서 성을, 절친한 음악가 길옥윤의 예명 요시아 준에서 준을 따와 지은 이름이다. “따뜻한 건물을 짓고 싶다. 자연 본래의 야성미가 존재하는 건축,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서로 융화되어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하고 싶다”는 말에선 이타미 준이 지향했던 건축의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 자연석으로 쌓아올린 홋카이도의 석채의 교회, 벚나무와 대나무의 집인 도쿄의 먹의 공간 같은 대표작에서 시간과 공간,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집을 지으려 한 이타미 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생의 후반기, 마음의 고향으로 삼았던 제주도에 지은 수풍석 미술관, 포도호텔, 방주교회는 이타미 준 건축의 정점이라 할 만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공부한 정다운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로, 이타미 준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담은 한편의 헌사 같은 작품이다. 배우 유지태가 내레이션을 맡았고, 양방언과 최백호가 음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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