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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상지대학교의 사학비리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이나경 2019-11-06

<졸업>은 상지대학교의 사학비리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다. 상지대학교를 장악하려는 비리재단에 맞서 서로를 지키며 학교의 민주화에 앞장섰던 학생들의 투쟁기를 그린다. 촬영 기간만 무려 10년, 전체 영상은 5테라바이트에 달한다고 한다. 영화는 각기 다른 시기에 학교를 지키기 위해 힘썼던 네명을 주축으로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학생들의 모습을 담는다. 누군가가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나면, 남아 있는 후배들과 친구들이 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간다. 그들은 학교의 문제를 학교의 주인인 학생이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입 모아 말한다. 함께 투쟁하는 이들의 보호막이 되어주고 싶었던 감독은 10년간 학생들 곁을 지키며 묵묵히 촬영을 이어간다. 누군가는 이대로 이 싸움에서 질 수는 없다고 경찰에 맞서 소리치고, 누군가는 이미 스승이길 포기한 이들로부터 폭언과 모욕을 당하고 뺨까지 맞으면서도 굴하지 않는다. 학생회 활동을 하느라 암이 재발한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당시를 떠올리기 힘들어하는 이도 있고, 학교 옥상 난간에 서서 문제 해결의 책임을 다하려는 이도 있다. 올곧은 신념을 가진 이들의 희생과 연대, 눈과 귀를 닫은 권력층의 위선과 오만이 대조되며 자연스레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가 겪었던 다양한 사건과 온갖 정치 군상을 복기하게 된다.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장편상을 받은 작품으로, 박주환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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