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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장 뤽 고다르> 고다르라는 아이콘을 활용한 가벼운 콜라주, 냉소적인 코미디
송경원 2020-03-17

누벨바그의 기수, 영화의 역사에 혁명의 불씨를 지핀 예술가, 논쟁 한가운데서 스스로를 증명한 문제적 감독. 장 뤽 고다르를 수식할 말은 넘쳐나지만 어떤 언어도 그의 지난 행적을 포착하지 못한다. 틀을 부정하고 규칙 안에 갇히길 거부하는 것. 저항함으로써 스스로 증명하는 것. 고다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궤적이다. <네 멋대로 해라: 장 뤽 고다르>는 안 비아젬스키의 자서전 <1년 후>를 바탕으로 했다. 1967년 <중국 여인>에서 주연을 맡았던 안 비아젬스키와의 만남과 결혼, 이별을 중심으로 따라가는 이 영화는 고다르의 전기영화가 아니다. 차라리 고다르라는 아이콘을 활용한 가벼운 콜라주, 냉소적인 코미디에 가깝다.

8개의 챕터로 이뤄진 영화는 챕터마다 당시 누벨바그 영화들의 경향이나 고다르의 영화적 형식들을 오마주한다. 68혁명 한가운데에서 영화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던 고다르의 고뇌와 고집불통의 면모, 안과의 갈등 등이 교차하지만 이 영화에서 스토리는 최소한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스타일에 천착한 태도가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전작 <아티스트>(2011)를 닮았다. 피상적인 재현 차원에서는 흥미롭지만 고다르라는 작가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엔 얄팍한 감이 있다. 다만 블랙코미디의 관점에서 고다르의 위선과 고집, 불안 등이 꽤 흥미롭게 그려진다. 68혁명과 누벨바그, 장 뤽 고다르의 또 다른 면모가 궁금한 관객이라면 나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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