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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날들' 뮤지션이 꾸는 각각의 꿈들이 서로 대화를 하듯이 부드럽게 이어놓은 영화

인디 무대에서 활동하는 뮤지션 태일(홍이삭)은 유명 기획사의 대표를 소개받는다. 그녀는 빤한 사랑 노래처럼 쉬운 게 좋다고 했다. 곡 작업이 풀리지 않던 차에 문득 떠오른 시골의 음악학원. 함께 음악을 하다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원(장하은)과 재회하고, 중학생들로 구성된 밴드 ‘더 디스트로이어’와 만나면서 활력이 살아난다. <다시 만난 날들>은 마냥 말랑말랑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장르영화는 아니다. 대사에 쓰인 스피릿이 넘쳐서 인디에 대한 찬가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영화의 바탕을 제공한 뮤지컬 <러브 트릴로지: 청춘>의 시작은 무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대의 핵심 멤버인 홍이삭이 주연을 맡고 심찬양이 각본을 썼으니 영화의 제목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태일은 어두운 방에서 혼자 작곡을 하고, 피아노 앞에 앉아 지원과 교감을 나누고, 어린 친구들과 음악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뮤지션이 꾸는 각각의 꿈들이 서로 대화를 하듯이 부드럽게 이어놓았다. 심찬양은 이번에도 낯선 얼굴들과 작업했는데, 풋풋함을 넘어선 연기가 놀랍게도 영화의 버팀목으로 자리한다. 살아 숨쉬는 캐릭터와 대사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눈빛이 더 큰 무언가를 전한 결과다. 카메라가 방파제에 앉은 어린 길고양이를 바라볼 때가 있다. 그런 대상에 마음을 툭 던질 줄 아는 심찬양과 영화의 인물들이 겹쳐지는 순간이다. 그래서인지 <다시 만난 날들>은 함부로 영혼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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