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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객' 과거 유행한 무협영화의 문법을 따른 작품
배동미 2020-09-22

촛불을 들고 태율(장혁)의 눈동자를 살피던 승려는 그가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눈동자는 이미 푸른빛이다. 딸 태옥(김현수)은 아비의 건강이 염려돼 약을 사려고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구하지 못한다. 부녀는 저잣거리에 갔다가 청나라인들이 노예로 끌고 간 조선인들을 되파는 모습을 목격하는데, 청나라의 공여 요구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사대부들은 가난한 집 딸들을 수양딸로 삼으며 상황을 빠져 나갈 궁리만 할 뿐, 조정에 진정한 선비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는 상황.태옥은 아버지의 눈을 낫게 할 약재를 사기 위해 이목요 이판 대감(최진호)의 수양딸을 자처하고, 이판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청 황제의 조카 구루타이(조 타슬림)는 태옥까지 해하려고 한다. 딸을 구하기 위해 태율은 숨겨왔던 검술을 쓴다. <검객>은 과거 유행한 무협영화의 문법을 따른 작품으로, 센 상대와 맞붙고 싶어 하는 강호들의 이야기다. 청나라에 나라를 빼앗긴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갈등은 역사적 맥락보다 이국적인 악당을 위한 소재로만 등장한다. 여러 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스테레오타입에 머무를 뿐 뾰족하지 않아 아쉽다. <검객>의 드라마는 아쉽지만 액션은 만족스럽다. 배우 장혁과 인도네시아 배우 조 타슬림, 호위무사를 연기한 정만식이 유려한 검술 액션을 선보이며, 칼이 맞붙는 장면에서의 카메라 움직임과 사운드 디자인만큼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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