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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겨울밤에' 30년 만에 춘천 찾은 중년 부부... 잃어버린 건 휴대폰 뿐만이 아니었다
임수연 2020-12-08

은주(서영화)와 홍주(양흥주) 부부는 30년 만에 춘천을 찾는다. 유람선을 타고 청평사에 갔다 왔다가 어디선가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은주는 들렀던 매표소와 식당으로 돌아가지만 어디서도 휴대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배가 끊겨 청평사 근처에서 숙박을 할 수밖에 없게 된 부부는 늦은 식사를 하러 간 식당에서 30년 전에 이곳에 온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린다. 인테리어도 바뀌지 않은 이 식당엔 젊은 남자(우지현)와 여자(이상희)도 있다.

절대 연인 사이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청평사의 정취를 즐기다가 돌아갈 배를 놓친다. 잠을 설치던 홍주는 우연히 옛사랑 해란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게 되고, 젊은 여자는 남자에게 애인과 헤어졌다고 고백한다. 은주의 잃어버린 휴대폰을 시작으로, <겨울밤에>의 인물들은 무언가 놓쳐버린 것들을 찾아 헤맨다. 이들이 청평사에서 경험하는 겨울밤은 마치 무의식을 부유하듯 모호한 시공간으로 묘사돼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기도,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를 향하기도 한다. 카메라는 가만히 서서 청평사와 주변 자연 풍광의 이미지로 구성한 프레임 안에 무엇이 들어오는지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흩뜨리며 주인공들이 통과하는 기묘한 하룻밤을 담아낸다.

<새출발>(2014)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받은 장우진 감독의 신작으로, <춘천, 춘천>(2016)과 마찬가지로 감독의 고향을 배경으로 한다. 가을 배경의 <춘천, 춘천>, 겨울 배경의 <겨울밤에>는 장우진 감독이 염두에 둔 춘천 사계절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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