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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산어보' 책 <자산어보>에 기대 당대의 인물과 사상을 담아낸 이준익 감독의 신작
이주현 2021-03-30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1814년 유배지 흑산도에서 박물학자적 솜씨를 뽐내며 바다 생물을 기록한 책이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는 책 <자산어보>에 기대 당대의 인물과 사상을 담아낸다. 정약전(설경구)과 정약용(류승룡) 형제는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1801년 신유박해 때 유배길에 오른다.

유배지 흑산도에서 정약전은 사람 공부가 아닌 “사물 공부”에 매진하기로 하고, 섬에 사는 어부 창대(변요한)의 도움을 받아 <자산어보> 집필을 시작한다. 한편 창대에겐 글을 배워 더 큰 세상으로 나가고픈 꿈이 있다. 물고기 지식이 아닌 성리학으로 꿈을 펼치고 싶은 창대는 <목민심서>의 길을 가겠노라며 스승 정약전을 떠난다.

영화에는 다양한 역사적 맥락이 주름처럼 접혀 있다. 조선의 천주교 박해와 영화 초반 짧게 등장하고 지나가는 황사영과 정약종의 이야기, 정조가 승하하고 어린 순조가 즉위하면서 발생한 정치적 변화 등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거기에 정약용의 한시와 편지들도 중요한 대목마다 인용돼 문학적 정취를 더한다. 정약전으로 분한 설경구는 마치 그 시대 실제 실학자가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느낌마저 주는데, 사극 연기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정약전의 곁을 지키는 가거댁 역의 이정은 역시 능청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로 이야기에 멋지게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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