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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숏필름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네 번째 작품 ‘숏버스 섬뜩행’
남선우 2021-10-27

4편의 심리 스릴러 및 호러 단편영화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단편영화를 옴니버스 장편으로 재구성해 개봉하는 숏필름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네 번째 작품 <숏버스 섬뜩행>(이하 <섬뜩행>). 4편의 심리 스릴러 및 호러 단편영화로 채워진 <섬뜩행>은 반으로 나눠 두편씩 엮어볼 만하다. 그 중심에 여학생과 임신부가 있다. 우선 강다연 감독의 <신에게 보내는 편지>와 김상규 감독의 <그랑주떼>는 <여고괴담>의 한 에피소드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두 작품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여성 청소년들의 불안을 파고든다. 불안의 원천에는 미묘한 관계 맺기가 있다. <신에게 보내는 편지>의 배희(천하영)는 어머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 잘하고 싶다. 그는 항상 능숙한 다른 친구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괴로워한다. <그랑주떼>의 다희(백지혜)는 일상적으로 동급생들과의 경쟁에 놓여 있다. 밀려나고 밀려나다 코너에 몰린 다희는 춤의 즐거움을 잃어간다. 영화가 각각 수영과 발레라는 소재를 꺼내 들어 혼란을 견디는 육체를 장르적으로 해석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편 <망치>와 <사마귀>에는 새 생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심과 착란이 범람한다. 전민혁 감독의 <망치>가 아내를 의심하는 남편의 신경을 곤두세우며 근친상간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다면, 임의준 감독의 <사마귀>는 임신한 직장인 여성의 현실적 고민을 기괴한 신체 현상으로 터뜨린다. 이때 태동은 희망의 징표이기보다 비극의 도래처럼 들려 영화를 클라이맥스로 몰고 간다. 이처럼 두 작품은 일어난 일과 일어날 일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없는 이들의 비명에 귀 기울인다. 숏필름 프로젝트의 다음 작품인 <숏버스 감독행> <숏버스 배우행>은 각각 11월, 12월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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