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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김동리 작가 원작이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무녀도'
배동미 2021-11-24

정신을 차려보면 ‘시대가 변했구나’ 느끼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깨달음과 함께. <무녀도> 속 무당 모화(소냐)는 무속신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으나 이젠 시대의 변화를 온몸으로 맞이하고 있다. 굿을 통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병을 다스렸고, 삶의 안녕과 복을 빌었던 그는 서양 종교에 의해 부정당하고 서서히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다. 설상가상으로 아들 욱이(김다현)는 ‘예수병’ 에 걸리고, 딸 낭이(안정아)는 병을 앓은 뒤로 귀가 멀어버린다.

안재훈 감독은 저물어가는 시대를 예술가 모화의 눈으로 바라본다. 시대상을 응축시켜 여성에게 투사하는 서사 구조는 사실 한국영화의 오랜 공식이다. <무녀도> 속 모화는 과거와 근대가 경합하는 장이 되는데, 서사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스러지는 과거 공식까지 그대로 이어받는다. <무녀도>가 한국영화라기보다 비애감으로 가득한 신상옥, 임권택 시대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이런 이유에 서다. 익숙하게 슬픈 <무녀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 아름다운 그림과 구슬픈 뮤지컬 넘버는 가슴을 꼭꼭 찌른다. <무녀도>는 김동리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안재훈 감독이 처음 도전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무녀도>는 2020년 ‘애니메이션계의 칸’ 이라 불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 콩트르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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