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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회가 정한 시스템 규칙에 의해 일상의 행복을 뺏긴 가족의 이야기 '리슨'
김현수 2021-12-08

<리슨>은 사회가 정한 시스템 규칙에 의해 일상의 행복을 빼앗긴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청각장애를 가진 소녀 루는 가난한 엄마, 아빠와 유약한 오빠, 어린 젖먹이 동생과 한집에서 살고 있다. 가난이 곧 교육 환경의 부실로 이어지고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일상이 곧 취약한 육아 환경으로 이어진다. 당장 먹을 것이 부족하자 엄마는 마트에서 빵을 훔쳐 아이들에게 먹인다. 복지국에서는 이들 부모의 행색을 보고 아이들을 키울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 국가복지 시스템의 맹점을 지적하는 <리슨>은 어린 청각장애 소녀 루의 시선으로 가족의 비극을 차분하게 기록한다. 골판지를 접어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만든 가짜 카메라를 목에 걸고 뷰파인더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루의 시선이 정겹지만 해법이 떠오르지 않는 가난 앞에서는 그조차도 사치스럽다. 실제 청각장애를 지닌 배우 메이지 슬라이의 연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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