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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얼렁뚱땅 억지로 굴러가긴 하지만 '스텔라'
송경원 2022-04-06

영배(손호준)는 사채를 빌려주고 담보로 잡힌 차량을 압류하는 일을 대신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해외로 넘길 예정인 슈퍼카의 배달을 고향 친구 동식(이규형)에게 맡겼는데, 빚에 시달리던 동식이 차를 들고 도망친다. 문제는 그게 단순한 차가 아니라 보스 서 사장(허성태)의 사업 비밀이 담긴 중요한 물건이라는 것. 서 사장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영배를 쫓고 고향 집에서 덜미를 잡힌 영배는 아버지가 남긴 낡아빠진 스텔라를 타고 도주를 감행한다. 그렇게 영배가 동식을 쫓고 서 사장이 영배를 잡으러 가는, 허술하고 황당한 추격이 시작된다.

<스텔라>는 아버지의 유일한 유산인 스텔라를 타고 잃어버린 슈퍼카를 찾는 과정을 따라가는 코미디다. <맨발의 기봉이>(2006), <> (2016)을 통해 눈물과 웃음을 함께 선사했던 권수경 감독의 신작답게 이번에도 필승의 공식을 사용한다. 드라마의 축은 역시나 가족이다. 영배는 어린 시절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원망에 가득 차 있다. 절박한 상황에 몰려 그토록 미워하던 아버지의 차를 타고 도망치는 영배는 자연스럽게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쌓여 있던 오해를 풀어간다. 웃음의 축은 고물차 스텔라다. 마치 한명의 캐릭터처럼 낡아빠진 차로 인해 벌어지는 사고는 황당하지만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고물차를 타고 벌이는 추격전의 소란스러운 웃음과 가족애를 공략하는 정석 같은 드라마가 정확히 포개어지는, 명확하고 노골적인 컨셉의 기획영화다. 다만 의도가 반드시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 일단 아이디어나 상황이 전반적으로 낡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신선한 컨셉과 달리 전개 과정에서 허술하고 작위적인 부분도 많다. 1987년식 스텔라를 닮은, 정겹지만 촌스럽고 크고 작은 지점에서 덜컹거리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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