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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시네마] 서울이 아니라 어디라도 이효리라면 '서울체크인'

지난 1월, 파일럿 방송을 대성공시킨 뒤 정규 편성된 티빙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서울체크인>의 재미는 다소 불균질하다. 지루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효리는 대중의 관심을 자신에게 끌어와 집중시키는 데 타고난 재능을 지녔다. 제주도에 사는 그가 서울을 방문해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 나누고 밥과 술을 먹고 남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과정이 인기 리얼리티쇼일 수 있는 것은 이효리가 계속 궁금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제주도 효리’와 ‘서울 효리’의 대비가 방송 안에서 일상과 비일상, 소박함과 화려함이라는 구도로 강조될 때마다 즐거움은 오히려 반감된다. “어느새 제주도 여자가 됐다”라는 농담과 “서울 여자 같다”라는 칭찬에는 무의식중의 위계가 드러난다. 그러나 이 불균질한 쇼에는 놀라울 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 역시 존재한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게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효리는 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신과 동료들의 불안과 외로움을 툭툭 꺼내놓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환경과 사람이 다 바뀐 무대에 섰을 때 자신만 그대로인 듯한 막막함, 부담스러운 동시에 사라지면 쓸쓸한 타인들의 시선,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혼자 견뎌야 하는 아픔에 관해 말하고 상대가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또한 그의 재능이다. 웃겨야 한다는 강박을 지닌 박나래에게 그가 지닌 또 다른 재능인 공감 능력을 예로 들며 격려하고, “다시는 (인기를) 끌어올리려고 예전처럼 할 자신이 없다”라는 은지원에게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산 것 같아 보이지만 노력을 많이 했나보다”라며 그의 자유분방한 이미지 너머의 시간을 슬쩍 들춰 보여준다.

요정’이라 불리던 핑클 시절에도 자신은 늦게까지 술 마시고 리허설 마치자마자 방송국 화장실에서 토하던 사람이었음을 신나게 털어놓는 한편, 이제 정신적·육체적 노화와 자신의 자리에 관해 고민하는 40대 여성 스타의 이야기는 그래서 여전히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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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클럽> / 티빙

2019년 방송된 JTBC <캠핑클럽>은 데뷔 21주년을 맞은 핑클 멤버들이 모여 캠핑하는 과정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90년대부터 비범했던 핑클의 예능감은 물론, 어린 나이에 직장 동료 사이로 묶여 고된 스케줄을 소화하고 각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이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서울체크인>의 이효리는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멤버들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한다.

<매직아이> / 웨이브

남성 중심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장기적 인기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들이 점점 밀려나던 시기인 2014년, SBS에서 야심차게 제작한 여성 중심 토크쇼. 이효리, 문소리, 그리고 김구라 등이 취향을 비롯한 다양한 이슈에 관해 이야기한 프로그램으로, 8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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