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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Apple TV+ ‘크리스마스 스피릿’ 라이언 레이놀즈 “처음 출연한 뮤지컬영화, 난 주인공이자 구경꾼”
이자연 2022-11-24

‘현재’ 크리스마스 유령(윌 페럴)은 매년 크리스마스이브마다 ‘과거’, ‘미래’ 유령과 함께 스크루지를 찾아 떠난다. 구두쇠를 만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면서 마지막으로 개과천선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웬걸, 현재 유령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바로 착한 성정과 바른 마음가짐을 지닌 클린트 브릭스(라이언 레이놀즈)를 스크루지로 지목한 것. 결국 현재 크리스마스 유령과 클린트 브릭스의 입장은 뒤바뀌고, 오히려 현재 유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보게 된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크리스마스 스피릿>은 지금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크리스마스 유령들의 관점을 보여준다. 시종일관 경쾌한 발 박자를 맞추게 되는 뮤지컬 시퀀스 속에서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크리스마스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건넸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았을 때, 주인공 클린트 브릭스를 어떻게 분석했나.

=클린트 브릭스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단호하고 명확하게 볼 줄 안다. 세상에서 가장 윤리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에게 매우 정직하다. 신념에 굳센 뿌리를 둔 것도 대단하고. 무엇보다 춤과 노래를 통해 맞닥뜨린 상황과 감정을 표현해야 했는데 그러려면 우선 어마어마한 양의 노래와 춤을 체득하고 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자연스러워 보이려 신경 쓴 나머지 항상 머릿속에 춤과 노래 생각뿐이었다. 재미있으면서도 무서웠다. (웃음)

-춤과 노래를 가장 신경 쓴 듯하다. 뮤지컬 장르인 만큼 군무가 자주 등장하는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는지 궁금하다.

=노래와 춤을 뺀 다른 모든 게 식은 죽 먹기였을 정도로 힘들었다. 나는 타고난 가수도 댄서도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연습으로 완벽히 익혀야 했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재능 있는 예술가들과 함께 무대를 꾸려갔는데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구경꾼이기도 했다. (웃음) 멋지고 화려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는 정말 멋진 직업이다. 물론 뮤지컬을 한번도 해본 적 없는 탓에 지옥 같은 날도 많았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스피릿>에 함께하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평생 존경해온 윌 페럴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꿈꾸던 윌 페럴과 함께 작업한 시간은 어땠나.

=윌은 특별한 배우이고 코미디언이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그와 함께 나누었던 대화들이 무척 좋았다. 인간적으로 연결된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역동적인 교감을 하면서 그와 함께라면 코미디를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겨났다. 하루에 몇 시간이고 서로의 어려움을 위로해줬다. 윌 페럴과 놀고 싶을 때마다 이 경험과 시간을 되돌아볼 것 같다.

-<크리스마스 스피릿>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비롯됐다. 두 작품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디킨스의 고전소설은 꽤 무겁고 심각하다. 무섭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우리 아이들도 어린이용 디킨스 단편소설을 읽은 적 있는데 겁을 잔뜩 먹더라. (웃음) 그에 비해 <크리스마스 스피릿>은 가족을 위한 영화여서 훨씬 더 부드럽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편하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누리며 코믹한 장면을 즐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여태껏 조명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 유령의 관점을 색다르게 전한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원작으로 한 이전의 영화들을 일부러 찾아보기도 했나.

=찾아봤다기보다 살아오면서 다양한 <크리스마스 캐럴>을 자연스레 접해왔다. 빌 머레이 주연의 <스크루지>(1988), 마이클 케인 주연의 <머펫의 크리스마스 캐롤>(1992), 짐 캐리가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롤>(2009)까지. 작품별로 다 다르게 야생적이고 거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많은 <크리스마스 캐럴>을 봐왔지만 이번 <크리스마스 스피릿>은 현대적 문제를 잘 녹여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조작으로 왜곡된 정보에 쉽게 노출된다. 신뢰할 만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데 클린트가 그런 사실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악의적이진 않지만 현대적 현상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촬영장 분위기가 무척 화기애애했다고.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

=하루는 아내인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젤리 슈즈를 신고 있는 사진이 잡지 기사로 올라간 적 있다. 그걸 우연히 본 윌 페럴이 나와 블레이크 모두에게 “네 젤리 슈즈… 엄청 예쁘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웃음) 그 이후로 블레이크가 윌 페럴을 위해 탭댄스 전용 젤리 슈즈를 만들어줬다. 이때까지만 해도 난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윌이 그 젤리 슈즈를 신고 와서는 내 앞에서 막 탭댄스를 추더라. 살면서 그렇게 웃은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올해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예정인지 궁금하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몇주간이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오히려 크리스마스 당일이 기대만큼 좋지 않은 것 같다. 세딸과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면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어떤 면에서 크리스마스 준비는 창의적인 활동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들을 위해 가능한 한 아름답고 개성 넘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내 블레이크와 함께 완성해야 한다. 어렸을 적 내가 주고받았던 그 애정을 가족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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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Apple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