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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두 배우, 문소리, 설경구 [2]
사진 정진환황혜림 2002-08-07

문소리

오빠 부부에게 버림받다시피 했지만 혼자 낡은 아파트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공주는 “몸은 장애인이지만, 똑똑하고 자기 의지가 있는 인물”. 불편한 손으로 머리를 삐딱하게 묶어올려 단장(?)하고, 휠체어를 밀어주는 종두에게 활짝 웃어 보이는 모습 등 조금씩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보자면, 어느새 뇌성마비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뛰어넘는 사랑스러움이 배어나기 시작한다. 눈동자부터 손끝 발끝까지 뒤틀린 몸을 연기하면서, 문소리는 내심 “아름다움에 도전에 보고픈” 맘도 있었다고. “예쁘거나 귀엽거나 섹시하거나 한 여배우 세명만 있으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가 아닌” 공주가, “영화에서 아름답게 보여진다는 것”에 대해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가지 더 바람이라면, “경구 오빠처럼 영화를 계속 하고 싶다”는 것. 다시 <박하사탕> 이후와 같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기다림은 각오한 바라고 자세를 다지고 있다.

설경구

도대체 왜 교통사고를 낸 피해자의 집에 가는지, 뇌성마비 장애인인 그 집 딸 공주를 강간하려 하는지, 그리고는 사랑에 빠지는지. 20년을 거꾸로 살아야 했던 <박하사탕>의 영호도, <공공의 적>의 막가파 경찰 철중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일을 저지르고 나서 후회하고, 눈치보고,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종두는, 아무래도 쉽지가 않았다. 리허설에서 “걔, 바보 아니다”와 “일반인도 아니다”를 번갈아 강조하는 이창동 감독의 말에 설경구가 내린 결론은, “대책없는 장애, 정상과 비정상의 사이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놈”. 아무런 목표도, 직업도 없이 가족에게조차 냉대받는 낙오자지만, 공주의 빨래를 해주거나 머리를 감겨줄 때는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남자의 바보스러울 만큼 순수한 얼굴이 드러난다. “유일하게 목표라는 게 생기는 곳이 촬영현장”이라는 그는, 종두를 지나온 지금 <광복절 특사>의 막바지 촬영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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