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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대한 배우를 연기하고 있는 것,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회화를 보던 어머니의 뱃속에서 발길질을 해대어 그 위대한 예술가의 이름을 선사받은 사연은 너무나 유명하다. 하지만 6살 때 이미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그 이름에 걸맞은 진정한 배우로서 인정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이란 배우로서의 ‘자질’을 인정받기까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1994년 라세 할스트롬의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장애 소년 애니 역을 놀랄 만큼 소화해내면서 그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출연작에서 그는 미소년, 혹은 십대의 우상 바깥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퀵 앤 데드>의 철없는 서부 ‘키드’, <바스켓볼 다이어리>에서의 마약으로 무너져가는 십대, <토탈 이클립스>에서의 매끈한 랭보, <로미오와 줄리엣>의 신세대 로미오, <마빈스 룸>의 반항아 행크. 그가 숀 펜이나 조니 뎁을 따라잡는 건 점점 더 어려운 일인 것처럼 보였다.

전환의 기회는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이었다. <타이타닉>은 여러모로 디카프리오에게 배우로서의 지향점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해보기 위해, 미래를 위한 타임캡슐 같은 영화를 만들기를 원해” 출연하게 된 <타이타닉>의 개봉 이후 그에게는 오히려 “반성의 시간”이 찾아왔다. <타이타닉>의 잭 도슨 역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할리우드의 ‘왕’으로 등극시켰지만, 오히려 “미디어들은 자신을 범주화하려 들었다”. 때문에 그에게 “<타이타닉> 이후의 기간은 무척 허무한 경험”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험은 “배우로서 다양해지기를 원하고,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캐릭터와 스타일의 영화들을 접하고 싶다”는 그의 배우로서의 욕망에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주었다. 이후 <아이언 마스크>에서의 루이 16세와 필립을 오가는 1인2역, 그리고 우디 앨런의 영화 <셀레브리티>에의 출연은 그가 “박스오피스의 가능성을 위해서 각본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각본에서의 도전적인 역할들 때문에 각본을 고른다”는 사실들을 입증해주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출연작 <갱스 오브 뉴욕>과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이르러 이제 사람들은 그의 말처럼 두 명의 “완벽히 다른 캐릭터를 보게” 되는 것이다. 배우로서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화’의 의지가 두 캐릭터 사이의 간극을 더욱 넓혀놓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프랭크 에비그네일 주니어는 그 인물이 지닌 실제의 삶 자체가 ‘변화’라는 모티브를 갖기 때문에 배우의 삶을 연상시킨다. 왜 이 역에 매력을 느꼈냐는 질문에 디카프리오는 “나는 위대한 배우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프랭크의 무대는 실제 세계”이고, 그 인물을 연기하는 디카프리오의 무대는 스크린인 셈이다. 그가 다시금 16살 나이의 소년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그는 더이상 미끈한 외모를 앞세운 미소년의 미숙함에 머물지 않는다. “프랭크는 여러 면에서 마술사에 가깝다. 그는 사람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믿을 수 없이 심오한 능력들을 갖추고 있었다.” 전 미국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진짜 양치기 소년, 즉 진짜 배우가 되어 디카프리오는 마술처럼 관객을 사로잡고 싶은 것이다.

아마도 그의 마술은 당분간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처럼 실존 인물들의 흔적 속에서 발휘될 것 같다. “대부분의 놀라운 이야기들의 일부는 실제 삶의 사건으로부터 오며, 어떤 이유들로 해서 그것들은 나에게 공명을 울린다”는 점이 앞으로 <위대한 알렉산더>에서 알렉산더 대왕으로, 그리고 <에비에이터>에서 하워드 휴스로 등장하게 될 그만의 요즘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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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GAM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