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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 - 시리즈의 규칙을 깨는 완전히 새로운 영화
장영엽 사진 백종헌 2018-07-26

“헬리콥터를 타고 현장을 지휘하다가 내려서 시속 112km의 보트를 타고 촬영을 재개했다. 이 모든 게 30분 안에 일어난 일이다. 이런 모험 같은 현장에 있을 때에는 내가 대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두편의 영화를 연출하게 된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의 말이다. ‘불가능한 미션’이 트레이드 마크인 시리즈 영화의 연출을 맡으려면 감독 역시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주연배우 톰 크루즈의 제안으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하 <로그네이션>, 2015)에 이어 다시금 프랜차이즈에 합류한 매쿼리 감독은 시리즈의 6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하 <폴아웃>)에서 다양한 변화를 선보였다. 프랜차이즈의 전통적인 액션 시퀀스 오프닝에서 벗어났으며, 악당을 재등장시켰고, 인물의 내면에 주목했다.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예전과 다른 감독이 되어야 했다”고 그는 말한다. <폴아웃>의 개봉을 맞아 한국을 찾은 매쿼리 감독에게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미션 임파서블> 프랜차이즈를 통틀어 두편의 영화를 연출한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다. 다시 시리즈에 돌아온 소감은.

=톰(크루즈)의 제안으로 시리즈에 다시 합류하게 됐다. 사실 난 돌아오는 걸 망설였다. <로그네이션>을 마치고 촬영감독에게 “속편을 누가 찍든 참 안 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 (웃음) 이 시리즈 안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팬들은 매 작품 다른 감독을 기대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이유로 돌아오는 게 겁이 났다. 속편의 감독 제안을 수락하며 톰에게 (예전과는) 다른 감독이 되어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완전히 다른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내 스타일을 바꿔야 했다. 이건 꽤 위험한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시리즈의 4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하 <고스트 프로토콜>, 2011)에 이르러 마침내 이 프랜차이즈가 정체성을 찾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로그네이션>을 만들 때 4편을 존중하며 만들었는데, 6편에서는 이전 두편에서 만든 룰을 깨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미국에는 ‘부러진 것이 있으면 고치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나는 이 속담과 반대로 규칙을 깨며 영화를 만들어야 했다.

-<폴아웃>은 주인공 에단 헌트(톰 크루즈)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더 주목한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계기는.

=<로그네이션>을 만들 때, 나는 이전 4편의 영화를 다시 보며 나 자신에게 질문했다. 이전의 감독들이 하지 않았던 게 뭘까, 라고. 그런 연유로 에단과 동등하게 유능한 여성 요원 일사 파우스트(레베카 퍼거슨)가 등장하게 됐다. 6편을 준비하며 나는 에단 헌트가 그동안 불가능한 미션을 끊임없이 수행해왔지만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탐구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에단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6편의 첫 장면은 에단의 머릿속 생각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관객은 그가 이제껏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하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생각에 대해 알게 된다. 나는 이런 설정이 에단과 관객의 유대감을 강하게 만든다고 봤다.

-이번 영화에서 IMF와 에단 헌트는 선한 의도의 행동이 최악의 결과로 돌아오는 상황을 맞게 된다.

=복잡한 문제다. 스파이영화를 만들며 나는 진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좋은 의도로 행한 수많은 일들에 따른 연쇄적인 결과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종종 우리는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다 그 문제가 더 악화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나는 이러한 딜레마를 6편에서 더 확장하고 싶었다. 더불어 나는 <로그네이션>을 만들면서 스파이들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이러한 호기심이 5편의 악당인 솔로몬 레인의 컨셉을 결정했다. 그는 스스로를 악당으로 생각하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 또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의 선택은 결국 조직에서 해왔던 일보다 훨씬 더 사악하지만. 반면 에단 헌트는 솔로몬과 달리 궁극적으로 선을 행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일하는 첩보 세계는 누가 선하고 악한지 판단할 수 없는 굉장히 복잡한 세계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6편에서는 에단 헌트의 아내 줄리아(미셸 모나한)가 돌아온다. 미셸 모나한의 컴백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폴아웃>을 준비하며 톰에게 이번 영화에서 하고 싶은 걸 한 가지만 말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가 이렇게 말하더라. 전세계로 투어를 다니며 팬들을 만날 때마다 사람들이 아직도 줄리아에 대해 물어본다고. 나는 6편에서 그들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싶었다. 줄리아는 <고스트 프로토콜>에도 등장했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열린 결말로 끝났으며 디테일이 없었다. <폴아웃>에서 나는 전편을 챙겨봐야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인물로서의 줄리아를 그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가 온전한 영화의 일부가 되길 바랐다. 줄리아를 재소개하는 6편의 오프닝 신은 액션 시퀀스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리즈의 전통적인 룰을 깼다. 이번 영화는 매우 고요하고 사소하게 시작해서 점점 더 큰 스케일로 나아가는데, 거대하게 시작해 점점 더 사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로그네이션>과 정확히 반대 지점에 있다고 보면 된다.

-이번 영화의 ‘불가능한 미션’ 중 헤일로 점프(고도에서 뛰어내려 지정된 낮은 곳에 착지하는 액션)와 헬리콥터 추격 시퀀스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업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몇 시간이고 얘기할 수 있다. 헤일로 점프는 촬영이 관건이었는데 사정상 매일 일몰 직후 3분이라는 시간 안에 찍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보다 더 어려웠던 건 카메라가 촬영기사의 헬멧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낙하 장면을 찍는 도중 우리가 어떤 것을 찍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헬리콥터 추격 신의 경우 다섯대의 헬리콥터가 늘 함께 움직여야 했다. 이 장면을 찍을 때 나는 헬리콥터에 타고 5대의 모니터를 보며 영화에 쓸 장면을 머릿속에 기억하고, 동시에 각 헬기의 교신 내용을 들어야 했는데, 촬영을 마치고 오후 3시쯤 호텔로 돌아와서 지쳐 쓰러지는 일이 반복됐다. 악몽을 꾸다가 깨어나서는 대체 내가 어떤 일을 벌이고 있는 건지 생각해보다가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일상이었다. 스탭들이 모두 만성피로에 시달리며 좀비처럼 돌아다닌 현장이었고 드디어 모든 게 끝났을 때 그 어느 때보다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08년 <작전명 발키리>부터 <잭 리처>(2012, 연출)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 각본), <미이라>(2017, 각본) 등 지난 10여년간 작업한 거의 모든 작품을 톰 크루즈와 함께해왔다. 한명의 배우와 오랜 시간을 같이했다는 건 분명 큰 의미일 것이다.

=톰은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성실하고, 친절하며, 최선을 다하는 배우다. 그는 오랫동안 일을 하며 거장감독들로부터 많은 걸 배운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장에 올 때마다 늘 자신이 모든 걸 다 안다는 자세가 아니라 새로운 걸 배우기를 마다지 않는 자세로 온다. 그래서 협업하는 사람은 같아도 작품마다 다른 작업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 같다. 톰은 훌륭한 선생님이면서 동시에 훌륭한 학생이다. 톰과 함께 작업할 때마다 내가 흔치 않은 기회를 가졌다고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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