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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토브리그> 채종협 - 슈퍼 루키의 탄생
임수연 사진 백종헌 2020-02-27

‘크보 실록’(다사다난한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야구판과 드라마 내용이 너무 닮았다는 의미에서 시청자들이 만든 표현)이라 불리는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유일하게 비현실적인 요소가 있다면, 유민호 선수를 연기한 채종협의 해사한 얼굴이다. 격한 반응을 쏟아내던 시청자들도 유민호가 나타나면 “저렇게 생긴 야구선수는 없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곤 했다. 하지만 티 없이 웃는 모습 때문에 팔꿈치 부상으로 인한 그의 슬럼프가 보다 극적으로, 현실적으로 구현된 것을 모르는 시청자는 없었을 것이다.

-요즘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나도 사람인지라 지금은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유산소운동을 하며 살을 빼고 있다. 근육이 갑자기 커지면서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느라 너무 몸을 고생시킨 것 같다.

-몸을 만들고 투구 폼을 연습하는 과정이 꽤 힘들었겠다.

=미친 듯이 먹고 운동하고 또 연습하고…. 와인드업은 어떻게 하고 릴리즈 포인트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단기간에 배우고 몸에 익혔다. 다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아쉽다. 나 자신을 더 혹사시키고, 더 아프고 힘들었어야 했는데. 하지만 연기뿐만 아니라 외적인 부분까지 노력해서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얻는 게 많았다. 이번 경험이 앞으로 내가 연기를 할 때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것 같다.

-회식을 하면 왠지 운동부 뒤풀이 느낌이 났을 것 같은데. (웃음)

=정말 그랬다. 우리도 너무 과몰입했다. (웃음) 옛날에는 고기를 그렇게 많이 먹지 않았다. 고기가 익으면 사람들을 다 챙겨준 후 나는 남은 것만 조금 먹었는데, 요즘엔 운동선수처럼 고깃집 가면 고기만 계속 쳐다본다. 적당히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면서 내가 찍은 고기는 언제쯤 다 익나 체크하고.

-야구선수로서 보여준 외적인 부분도 인상적이지만, 감정연기도 꽤 안정적이었다. 특히 첫 연봉 협상 자리에서 2700만원을 제시받고 애써 웃는 모습이라던지.

=처음에는 최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욕심이 생겼다. 그런데 그렇게 연기했다면 그 신을 잘 살리지 못 했을 것 같다. 앞에서 같이 연기를 맞춰주는 박은빈 선배, 장진우 선수를 연기한 홍기준 선배가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오히려 나는 담백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드라마 후반부에는 부담감도 덜게 돼 연기에 대해 배운 게 많았다.

-10대 시절에는 타이에서 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4~5년 정도 살았다고. 어떻게 한국에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친하게 지내던 형이 모델 일을 권유해서 현지에서 시작해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최종 문턱에서 자꾸 떨어지더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국에서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오기가 생겨서 돌아오게 됐다. 사실 에이전시에 있던 실장님이 계속 시나리오 같은 걸 읽어보라면서 줬는데, 최근에 만나 그때 왜 그랬냐고 물어봤다. “처음 봤을 때부터 연기를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 그때 미국 드라마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 오디션도 봤다. 결과적으론 떨어졌지만 무언가를 계속 공부할 수 있게해주는 ‘연기’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래 살았으니 영어도 잘하겠다.

=혼자 해외 나가서 막힘없이 대화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 생각보다 영어를 잘한다고 하면 반전 매력으로 보일 것 같아서, 언젠가 ‘짠~!’ 하고 보여드리려고 숨기고 있다. (웃음)

-신인배우라서 해보고 싶은 역할, 캐릭터가 무궁무진하겠지만 최근에 유독 마음에 들어온 작품이 있나.

=사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 때 인종차별을 목격하기도 하고 직접 당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흑인 인종차별을 다룬 <그린북>(2018)을 볼 때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언젠가 저런 소재를 다룬 영화를 꼭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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