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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 독자에게] 2008년 개편을 준비하며

새해를 맞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4월 말이면 창간 기념 개편을 하곤 하지만 13주년을 맞는 올해는 어느 때보다 과감한 혁신을 하자는 마음가짐이다. 일반적으론 새해 결심을 제대로 지키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금연, 금주 같은 결심은 아니어서 목표만 제대로 찾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중요한 것은 목표 혹은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인데 혼자만 머리 굴린다고 될 일은 아니다. 어떤 의견이 있는지 일단 들어보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씨네21> 블로그에 개편에 관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달라고 했더니 좋은 지적을 담은 장문의 글들이 올라왔다. 그중 두 블로거의 글이 마음에 와닿았는데 잠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즐거운 편지님은 <씨네21>이 이미지보다 텍스트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마약처럼 중독성 강한 매체가 되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지금의 인터넷 블랙홀 시대에, 종이잡지가 살아남으려면 담배를 끊을 수 없는 것처럼 결코 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중독성있는 잡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라며 “그런 잡지의 중독성은 다른 매체에서는 절대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씨네21>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제시해야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특별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발굴하는 것이 <씨네21>의 ‘중독성’을 높이는 데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이 할 수 없는, 종이잡지만이 잘 할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라는 즐거운 편지님의 말은 개편의 방향을 생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씨네21> 블로거 소개기사를 통해 익숙한 2046slacker님은 <씨네21>이 영화광에게 만족감을 주는 잡지가 되길 바란다며 이렇게 썼다. “팬심은 강하다. 누가 뭐래도 팬들은 스타들을 지켜낸다. 나는 머라이어 캐리의 광팬이고 <글리터>의 재앙 당시 누가 뭐라해도 그녀의 앨범을 최고로 믿고 지금까지 지켜왔다. (중략) 결국 <씨네21>이 <씨네21> 독자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독자를 만들려면 그 독자들이 원하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관심있게 지켜줘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영화광의 실체가 모호해져가는 요즘, 2046slacker님의 글은 역설적으로 <씨네21>이 해야 할 몫이 많다는 걸 일러주는 것 같아 반갑다.

두분 외에도 다양한 의견을 남겨주셨고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씨네21>에 애정을 가진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 함께 만들어가는 개편이라 생각하니 쓴소리도 큰 힘이 된다.

P.S. 예고한 대로 메신저토크는 격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필자의 사정상 진중권의 이매진을 2주간 쉬게 됐고 전영객잔도 한주를 거르게 됐다. 허문영 평론가의 홍상수 현장 특집이 전영객잔을 대신한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허문영의 홍상수 현장 특집에 이어 다음주에는 정성일의 장률 현장 특집을 내보낼 예정이다. 새해, 많은 분들이 기다린 정성일 평론가가 다시 돌아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권은주, 김민경 두 기자가 떠나고 새 편집기자로 만화잡지와 과학잡지를 두루 거친 김경우씨를 뽑았다. 권은주, 김민경 두 기자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