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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음악적 사랑 고백 - 검정치마, 《TEAM BABY》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사랑을 공유할 때 ‘연애한다’고 한다. 같은 말을 검정치마의 조휴일은 뭐라고 표현했을까? 새 앨범 《TEAM BABY》의 수록곡 <한시 오분>에서 그는 사랑하는 상대와 자신을 “같은 템포의 다른 노래”라고 표현했다. 음악가다운 음악적 사랑 고백이다.

그의 가사는 공감대가 높으면서도 위트가 있다. 연애가 꽤 진행돼 “사랑한단 말이 맨 정신엔 자꾸 뜸해지는” 시기가 오면 “변했다”며 지적하는 애인에게 이런 후렴구를 반복해 들려주기도 한다. “변하지 않는 건 다이아몬드하고 널 사랑하는 나밖에는 없다고.” 수록곡 <Diamond>의 내용이다. 이번 앨범은 온통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다. 앨범 커버부터 결혼식 사진이다. 앨범 제목 ‘TEAM BABY’도 ‘커플’의 다른 말인지도 모른다. 수록곡 <Love Is All>에선 계속 이렇게 반복한다. “love is all, all is love, love is all, 사랑이 전부인 거야.”

가사가 온통 핑크빛이고 멜로디도 팝에 충실하지만 (검정치마답게) 마냥 대중적인 앨범은 아니다. 한국 인디신에 파란을 일으킨 그답게 달달한 음악이라도 그만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개성을 녹여냈다. 일단 눅눅하고 거친 사운드를 사용했다. 소리를 날카롭게 뽑질 않아서 그렇지 헤비한 기타도 꽤 썼다. 무엇보다 반쯤 졸린 듯 노래하는 조휴일 특유의 창법이 대체 불가능한 감수성을 심어놓았다. 같은 훈훈한 인디팝이라도 십센치나 옥상달빛과는 다른 검정치마만의 개성이 살아 있다. 2011년 <Love Shine>에서 빛나기 시작한 그의 이 재주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빛바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