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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조작> 언론에 대해 묻다

보수 성향 일간지에 맞서는 대안언론을 그리는 드라마가 적지 않았다. 한데 언론사 탐사보도팀 해체에서 출발해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 ‘기레기’가 상용되는 현재시점을 조망하는 SBS <조작>의 언론생태계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극중 근본 없는 매체로 분류되는 <애국신문>의 자칭 기레기 한무영(남궁민)과 유력 일간지 <대한일보> 나성식(박성훈) 기자가 멱살잡이를 하는 장면이 있다. 이들의 다툼은 서로 이익을 취하는 일종의 공생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다. 무영은 사건에 직접 개입해 얻은 정보로 기사를 쓰고, 낮은 매체 신뢰도로 보도할 수 없는 정보는 성식에게 팔아넘겨 출력을 높이는 앰프로 <대한일보>를 이용했다. 또한 자사 탐사보도팀이 해체된 <대한일보>쪽은 무영을 익명의 제보자로 삼아 특종을 내보냈다. 하지만 앰프는 전원이 뽑혔고, 제보자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는 파괴되었다.

<조작>은 기자 출신 경영진 구태원(문성근)을 언론조작의 실권자로 설정했다. 취재와 보도에 따르는 책임과 경계를 팀의 이름으로 수행하던 탐사보도팀 스플래시는 그 팀을 만든 구태원의 손에 해체되었다. 질 수 없는 책임은 정식 언론사로 옮기고, 넘을 수 없는 경계는 기레기에게 대신 넘게 하는 무영과 성식의 동맹 역시, 신뢰할 수 없는 언론사의 조작을 받아 쓴 자사의 오보로 만들어버린 구태원에 의해 간단히 무너졌다. 5년간 <대한일보> 역사편찬위원회로 밀려나 있던 전 스플래시 팀장 이석민(유준상)의 탐사보도팀 재건과 신뢰를 얻지 못하는 진실을 밀고 나가는 한무영. 이들은 기사를 제작하고 유통하며, 전시하고 또 철수시키는 시스템 전체에 개입하는 구태원을 저지할 수 있을까? <조작>은 이미 한번씩 꺾이고 무너졌던 이들의 재도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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