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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아마드 자말 《At the Pershing: But Not for Me》, 이 한장의 명반

1930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아마드 자말은 수십년에 걸쳐 대중적인 인기와 존경을 얻었다. 올해도 8곡을 꽉 채운 한 시간짜리 음반 《Marseille》를 출시할 정도니 말이다. 1940년대 미국 흑인 사회의 전형처럼 그는 일요일마다 침례교 교회에 다니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접어들며 이슬람 문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1950년은 자말에게 특별한 해로 남았다. 저명한 재즈 클럽들이 존재하는 시카고로 터전을 옮겼고,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이다. 프레데릭 러셀 존스라는 본명 대신 ‘아마드 자말’로 이름도 바꿨다. 동시에 스리 스트링스라는 트리오를 이끌며 재즈 클럽에서 경력을 쌓았다. 자말의 밴드는 밤마다 클럽에서 연주했다. 재즈 음악가들의 자유로운 선율과 유연한 연주는 이토록 ‘라이브’ 공연이 익숙한 환경에서 나온다. 1958년 1월, 시카고 퍼싱 호텔의 퍼싱 라운지 연주 실황 중 직접 고른 8곡을 담은 음반이 《At the Pershing: But Not for Me》다. 재즈를 몰라도 몸을 들썩이게 하는 경쾌한 멜로디가 긴장과 여유를 넘나드는 드럼과 베이스와 만난다. 처음 발매했을 때 빌보드 앨범 순위에 무려 107주나 머문 음반은 1990년대까지 100만장 넘게 팔린 고전이 되었다. 이 음반에서 단 한곡을 고른다면 주저 없이 <Poinciana>이다. 쿠바 민속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1936년작 원곡은 자말의 편곡과는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1958년 이후에는 원곡을 뛰어넘어 재즈 피아노의 상징으로 남았다. 음반을 소개하리라 마음먹은 이유도 우연히 들은 <Poinciana> 때문이다. 명곡이란 언제나 세월의 틈을 부드럽게 뛰어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