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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손 the guest> 너무 한국형인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

동해 바닷가 작은 마을에 ‘박일도 귀신’에 관한 소문이 돈다. 동쪽 바다 깊은 곳에서 온다는 그 귀신은 산 사람에게 빙의해 인간을 무참하게 살해하도록 이끈다. “마음속 어두운 곳, 약한 곳, 그런 곳을 파고들어요. ‘손’(귀신)은 그렇게 와요.” 영매 기질이 있는 윤화평(김동욱)은 어린 시절 귀신을 받아들였다가 가족이 죽는 비극을 겪었다. 택시 운전을 하며 전국을 떠도는 그는 구마사제 최윤(김재욱), 강력계 형사 강길영(정은채)과 함께 박일도 귀신을 추적한다.

OCN 드라마 <손 the guest>는 외부의 혼을 받아들여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다는 빙의 현상에 인간의 마음속 약하고 어두운 면이 혼을 불러들인다는 곡절을 덧붙여 한국 사회의 문제를 반영한 범죄사건을 다룬다. 문제는 빙의자가 벌인 범죄의 책임과 원인을 따질 때 불거진다. 일가족 살해를 시도한 가장을 “아내가 죽었어요. 그 사람도 귀신한테 당한 피해자예요”(윤화평)라고 변호했던 드라마는 여성 연쇄납치살인사건에서는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은 형제가 여성에게 증오심을 갖게 되었다며 “박일도같은 악마가 나쁜 걸까, 원인 제공을 한 엄마가 나쁜 걸까”(강길영)라며 범죄의 원인을 양육자에게 돌린다.

유사 사건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관습적인 표현들. ‘홧김에’ 살해와 ‘비정한 모정’ 따위를 반성 없이 극화한다면, 꼭 이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 드라마라고 이렇게까지 한국적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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