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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다이나믹 듀오 <좋은 친구들>, 이봉원에게 바친다

다이나믹 듀오가 새 앨범 《OFF DUTY》를 발표했다. 4년 만에 내놓는 9번째 정규앨범이다. 앨범이 싱글과 다른 점은 ‘구성’이 담긴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구성 역시 ‘다듀’답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붐뱁과 팝이 동시에 수록돼 있다. 하지만 딱히 산만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보다는 모든 다양성이 다듀로 수렴된다. 이번에도 다듀가 다듀했다. 최자가 말한다. “개코와 저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어가는 순간 어떤 비트라도 다듀의 색깔로 변해요.” 앨범에서 예술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트랙은 <좋은 친구들>이다. 이 노래는 솔리드의 <나만의 친구>에서 한 구절을 가져와 살짝 변형해 실었다. “취해버린 아침에 나 거리에서/ 상처받은 나의 마음 달래려 했어.” 이 노래를 들은 후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이 노래는 한국 힙합 뮤지션이 한국 가요를 샘플링한 흔치 않은 사례로 남을 것이다. 동시에 이 노래는 90년대 한국 가요가 샘플링의 본격적인 대상, 즉 ‘고전’이 되어간다는 방증이다. 둘째, 솔리드의 원곡은 희망찬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다이나믹 듀오는 구절 단위로 보았을 때 어두운 느낌이 나는 부분만 잘라 자신들의 어두운 노래에 활용했다. 원곡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활용해 새로운 느낌으로 재창조하는 것. <좋은 친구들>은 샘플링 기법의 최대 미덕 또한 갖추고 있다. 이 노래를 최양락, 이봉원에게 바친다. 내 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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