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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권력과 검찰: 괴물의 탄생과 진화>
임수연 사진 최성열 2017-06-20

<권력과 검찰: 괴물의 탄생과 진화> 최강욱 지음 / 창비 펴냄

우병우 사건을 비롯한 검찰의 어두운 민낯은 평소 TV만 보아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법조계에 몸담았거나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함으로써 왜 검찰의 힘이 지나치게 커졌고 이를 바꾸기 힘들어졌는지 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친다. 대담을 진행한 최강욱 변호사는 군검찰에서 일하며 군법무관임용법 헌법소원 위헌결정을 이끌어내는 등 여러 굵직한 이력을 갖고 있고, 현재 <정봉주의 전국구> 등의 방송에도 출연 중이다. <권력과 검찰: 괴물의 탄생과 진화>는 그가 긴 검찰 출입 경력을 가진 <한겨레> 선임기자 김의겸, 검사 출신 국회의원 금태섭, 판사 출신 법조인 이정렬, 변호사 김선수와 나눈 대담을 정리해 검찰이란 괴물이 탄생한 배경을 짚는다. 김의겸 기자는 검찰의 권력이 지나치게 커진 이유를 민주화 과정에서 불거진 부작용으로 보았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의원은 ‘내부자들’의 입장에서 검찰의 속내를 말한다. 전현직 법조인들과의 대담은 검찰 집단 내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검찰 개혁의 방향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며 실제 노무현 정부 시절 검찰 개혁 시도에 참여했던 김선수 변호사와 검찰 개혁 완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논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최강욱 변호사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외부 감시체계의 확립을 통해 검찰의 ‘막무가내식 독립’이 아닌 ‘정치적 중립’을 강제해야 한다.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의 분리, 자치경찰의 구체화와 제도화, 경찰위원회 등을 통한 민주적 통제장치 마련 등 경찰의 개혁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대담집의 강점은 검찰, 권력을 둘러싸고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두루 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검찰 개혁에 대해 가진 입장이 완벽하게 일치할 수는 없고, 독자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이 아니면 다음은 없다”라는 단호한 필자의 입장에는 대담에 참여한 이들은 물론 읽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적나라한 비판이 이 책에 있다.

개혁을 향한 비판

그 결정판은 박근혜,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 등의 등장과 몰락이었다. 정권과 유착한 검찰은 청와대와 비선 실세의 비리를 눈감아주었고, 결국 대통령 탄핵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불러왔다. 책임을 회피하며 알량한 법지식에 기대어 시민을 조롱하고 법치주의를 농락하는 전직 검사들의 모습을 보며 시민들은 ‘법꾸라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현재의 검찰은 과거 홍만표·진경준 등이 보여준 부패의 모습과는 다른, 적폐와 거악의 ‘종합판’인 것처럼 보인다. 정치검사, 떡값검사라는 말로는 그 실상을 도무지 온전하게 표현하고 담아낼 수 없을 정도다.(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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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 도서 <권력과 검찰: 괴물의 탄생과 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