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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 9월 서가에 꽂힌 네권의 책
김송희 사진 최성열 2017-09-19

<매혹당한 사람들> <콜럼바인> <츠바키 문구점>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다 알 것 같지만, 조금도 모르겠다.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하고 속내를 허물없이 털어놓는 관계라 해도 우리는 타인의 마음에 어느 정도나 가닿을 수 있을까. 이달의 북엔즈에서는 인간 심연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돋보이는 네권의 책이 꽂혔다. 명절을 비롯한 쉼표가 군데군데 박힌 10월을 앞두고 책장에 미리 꽂아두어도 좋을 책들이다. 여자들만 있던 단절된 공간에 한 남자가 등장함으로써 그들 안에 일어나는 소요를 그린 소설, 잘 쓴 글씨와 편지로 투명하게 마음을 전하는 대필가가 주인공인 소설, 미국에서 세기말에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 ‘콜럼바인고교 총기난사사건’ 가해자들의 심연에 가장 객관적으로 접근한 논픽션, 여자를 사람이 아닌 여자로만 존재하게 하는 질문들에 맞서 침묵하지 않을 것을 직설하는 에세이,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실체에 가까이 가보려는 노력들이 돋보이는 책들이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리베카 솔닛의 신작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는 2014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분 페미니즘 운동과 그로 인해 드러난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적 ‘질문’들과 범죄에 대해 다시금 설명한다. 특히 자기 목소리를 내기를 주저하지 않고 법정에 선 강간 피해자가 ‘당신이 혼자 떨고 있을 때 거기에 내가 함께한다’고 모든 여성들에게 남긴 기록이 뭉클하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포스터를 표지로 해 더욱 눈길을 끄는 원작 소설 <매혹당한 사람들> 역시 서로 다른 여성들의 욕망을 생생하게 그렸다. 모든 여성 캐릭터가 돌아가며 자기 입장에서 사건을 서술하는 1인칭 시점의 원작 소설은 영화에서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았던 인물의 행동에 대해서도 얼마간 해답을 건넨다. 1999년 미국에서 일어난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사건’을 10년의 취재로 총망라한 <콜럼바인> 역시 주목해야 한다. ‘가해자들이 도대체 왜 그랬을까?’를 이해하기 위해 그간 수많은 학자와 미디어가 해석을 시도해왔지만 일정 부분 가십으로 소비되거나 자의적 해석이 더해질 수밖에 없었다. 데이브 컬런은 10년에 걸쳐 사건에 관련된 모든 문서를 조사하고 생존자들을 인터뷰해 집요하게 사건에 파고들었다. 여전히 가해자 두 소년의 마음을 우리가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사건 발생 이전부터 이후까지의 모든 과정이 큰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츠바키 문구점>은 오가와 이토의 신작이다. 피트니스 광고지 말고는 종이 우편 받을 일이 없는 디지털 시대에 편지를 대필하는 대필가가 주인공이다. 그녀에게 편지 의뢰를 하는 손님들의 사연과 그들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필기도구 종류와 편지지를 고르고 필체까지 고민하는 대필가의 사려 깊은 마음씨가 느껴지는 따뜻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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