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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김송희 사진 백종헌 2017-11-21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이용마 지음 / 창비 펴냄

11월 13일,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김장겸 사장의 해임을 결정했다. 11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파업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9월 4일 본부가 총파업을 시작한 때로부터 꼬박 두달. 이 결과를 끌어내기가 참으로 지난했다. 그리고 더 긴 시간을 해직 된 채로 싸운 사람. 2012년 노조 홍보국장으로 170일 파업을 이끌던 이용마 기자가 해직된 지는 2천일이 넘었다. MBC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고 노조가 파업을 중단한 13일과 15일 사이 이용마 기자가 리영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리영희 재단은 ‘이용마 기자는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소신을 지킴으로써 방송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 됐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이용마 기자는 해고 후 복막암 말기 판정을 받았고 최근까지도 MBC 파업집회에 참여했다. 영화 <공범자들>의 한 장면, 외진 시골에서 요양 중이던 그가 앉은 뱅이책상에 앉아 계속 무언가를 쓴다. ‘무엇을 쓰고 있냐’는 동료의 질문에 그는 멋쩍게 웃으며 말한다. ‘별건 아니고, 애들한테 줄거’라고. 두 아이에게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틈틈이 쓴 글을 모은 비평서가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다. 부당함 앞에서 목소리를 낼 줄 알았던, 그래서 선배들로부터는 건방지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던 기자 이용마가 아이들을 위해 써내려간 비장한 글들은 그의 삶 전체를 아우른다. 1996년 MBC에 입사한 후 사회부, 전국부, 경제부, 문화부, 외교부, 정치부, 법조팀을 돌며 10년간 한국 사회 전반을 취재했던 그의 경험담과 통찰이 온전히 담겨 있다. 언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엄기영, 김재철 등에 대한 신랄한 인물평, 김대중·노무현 시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그가 제시한 언론 개혁안은 우리 사회 전반이 새겨들어야 할 제언이다. MBC가 돌아왔다. 정상화된 MBC에서 그의 리포팅을 볼 수 있을까. 그러길 바란다.

바뀌고 있습니다

선진국이란 무엇일까? 나는 무엇보다 딱 한 가지 조건을 들고 싶다. 정직이 통하는 사회.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는 행위를 할 경우 그에 대한 처벌이 엄격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산지를 속이거나 기업의 회계를 조작하면 중형이 선고된다. 그래야 신뢰받는 사회가 형성된다. 하지만 우리는 모범이 되어야 할 기업들부터 불법을 저지르고 대충 넘어가려고 한다. 아니, 대충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법을 뛰어넘어 해결하려고 한다.(130쪽)

당시 일찌감치 회사측에 줄을 섰던 한 선배가 그냥 노조를 탈퇴하면 되지 않느냐며 노조에 가지 말라고 말린 적이 있다. 나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마저 노조를 버리면 노조가 무너지는 건데, 그렇게 되면 우리가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 무너지는 건데. 최승호 PD의 질문에 대해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답변이 없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그렇게 살아 본 적이 없어서…”였다.(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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