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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당신은 우는 것 같다>
김송희 사진 최성열 2018-05-22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시요일 엮음 / 미디어창비 펴냄, <당신은 우는 것 같다> 신용목 안희연 엮고 씀 / 미디어창비 펴냄

시집을 가장 많이 구매하고 읽었던 시기는 중고생 때였다. 아는 시인이 많지 않아 ‘000가 추천하는 사랑시 100선’ , ‘000가 뽑은 한국 시선집’ 등의 시집부터 읽기 시작했고, 거기에서 마음을 흔드는 시를 발견하면 그 시인의 시집을 사곤 했다. 창비가 만든 시 애플리케이션 ‘시요일’은 과거의 시선집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비가 오는 날 추천시, 우울한 날의 추천시 등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시를 추천받거나 골라 읽을 수 있고 검색 기능을 통해 여러 시를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일종의 큐레이션 역할을 해주는 셈인데 시요일에서 인기가 높은 것은 역시나 사랑이나 이별을 주제로 한 시라고 한다. 시요일이 론칭 1주년을 맞아 묶어낸 시선집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는 시요일에서 독자들에게 호응이 컸던 시인 55인의 이별시를 모았다. 사랑의 설렘보다는 이별의 쓸쓸한 여정을 그린 감성시들이다. 시의 목록을 훑다가 새삼 놀란 것은, 서로 다른 시인들이 탄생시킨 아름다운 시구들은 그 각각을 모아두어도 하나의 별자리처럼 어우러진다는 것이다. 백석부터 함민복, 남진우, 도종환, 최승자… 최근의 이제니, 황인찬, 박준에 이르기까지. 좋아하는 시인들의 이름과 그들의 대표시들이 반갑다. “쓸모없는 아름다움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이제니, <그믐으로 가는 검은 말>), “당신과 함께라면 내가, 자꾸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이영광, <높새바람같이는>)의 시구 앞에서는 다시 일기를 쓰고 싶어진다. 또 한권의 시요일 시선집 제목은 <당신은 우는 것 같다>이다. 아버지를 주제로 한 시들을 엮고 거기에 시인 신용목과 안희연이 산문을 더했다. ‘나의 아버지’로서 대상화되지 않은 그냥 한 남자, 인간 ‘아버지’에 대한 위로와 연민이 묻어난다.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편지에 “다음 생에도 부자지간으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내가 아버지로 태어나고 싶습니다”라고 쓴 시인의 고백도 뭉클하다.

젖은 옷은 마르고

하루종일 너를 생각하지 않고도 해가 졌다. / 너를 까맣게 잊고도 꽃은 피고 / 이렇게 날이 저물었구나. / 사람들이 매화꽃 아래를 지난다. / 사람들이 매화꽃 아래를 지나다가 / 꽃을 올려다본다. 무심한 봄에 핀 흰 꽃, / 사람들이 꽃을 두고 먼저 간다. / 꽃이 피는데, 하루가 저무는 일이 생각보다 / 쉽다. / 네가 잊혀진다는 게 하도 이상하여, / 내 기억 속에 네가 희미해진다는 게 이렇게 / 신기하여, / 노을 아래서 꽃가지를 잡고 놀란다. _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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