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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블러드맨>
이다혜 사진 최성열 2018-11-27

<블러드맨> 로버트 포비 지음 / 문희경 옮김 / 비채 펴냄

로버트 포비의 데뷔작. FBI 요원으로 최초의 프로파일러였던 존 더글러스의 <마인드헌터>를 비롯해 실제 범죄 사례를 섭렵했다고 하는데, <블러드맨> 역시 그런 잔혹한 연쇄살인자와 그를 잡으려는 FBI 요원에 대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연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가 일으킨 사고 때문에 고향을 찾은 FBI 특별수사관 제이크 콜은 과거 그의 삶을 엉망으로 만든 과거와 꼭 닮은 사건을 만난다. 젊은 여성과 그의 아들이 산 채로 살가죽이 벗겨져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 30여년 전, 제이크의 어머니가 그렇게 살해당했고, 범인을 찾지 못했다. 초강력 허리케인 딜런이 다가오는 뉴욕주의 외딴섬 몬탁(작가 로버트 포비가 작품 활동을 위해 머문 곳이기도 함.-편집자)으로 제이크의 아내와 어린 아들이 도착하는 동시에 같은 수법으로 살해당한 피해자들이 발견된다. 사실 제이크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범죄현장을 보면 살인이 일어나기까지의 상황을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히 떠올리는 일이 가능하다.

주인공 제이크가 현장을 살피며 살인자의 내면을 탐색하는 묘사는 무척 끔찍하다. 잔혹한 살인마의 심리를 읽어낸다는 것은 살인마처럼 사고한다는 뜻이 되니까. 게다가 온갖 약물중독과 알코올중독에서 겨우 벗어난, 온몸에 문신을 하고 있는 데다 말과 행동이 거친 제이크는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 아니다. 어머니의 죽음과 같은 수법의 살인이 다시 일어나고, 심지어 아내와 아들이 납치되는 일 가운데서도 어떻게 버티나 싶을 정도로 사건에 매달리는데, 이런 점이 <블러드맨>의 마지막을 더 기억할 만한 것으로 만든다. 잔인한 묘사가 많으며, 사건의 전말도 울적할 정도로 끔찍한 면이 있는데, 로버트 포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비극의 최후에서 눈을 돌리기 어렵다. 스릴러보다는 공포소설에 가깝다.

신의 설계

프랜시스 콜린스는 도덕률이 존재해서 신이 우리의 설계에 관여했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제가 만난 인간들을 돌아보면 그 작자가 대체 뭔 소리를 지껄인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거창하게 세계사를 논할 것도 없어요. 종교사만 봐도 역겨운 대학살극이니까. 그러니까 전 악마의 존재를 믿지 않아요. 이미 인간은 그보다 더 끔찍한 짓을 저질러왔고, 전 일어난 일들을 지켜봐왔습니다. 그러니 인간에게 괴물이 될 기회를 주면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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