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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
이다혜 사진 백종헌 2019-06-18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 비채 펴냄

‘작가들의 작가’로 꼽히는 소설가 중 하나인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그리고 작가들이 사랑한다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유혹적이고 누군가에게는 접근 금지를 알리는 빨간불처럼 보이리라. 도쿄와 몬태나를 잇는 특급열차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바로 리처드 브라우티건 자신.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는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일본 도쿄와 미국 몬태나를 오가며 쓴 131편의 글을 모은 소설이다.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는 1980년에 처음 발표된 책으로, 발표 4년 뒤 브라우티건은 마흔아홉의 나이에 권총자살했다. 브라우티건의 글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좋든 싫든 낯선 경험을 하게 되리라고 장담한다. 이런 것은 소설이 아니지 않은가, 에세이라고 부르기도 어렵고, 오히려 산문시에 가깝지 않은가.

책 전체의 ‘줄거리’는 요약이 불가능하며, 한편의 글 안에서도 종종 플롯은 이미지만큼 선명하지 않다. <창문>이라는 글처럼. “그러니까 아주 추운 날 김이 서린 부엌 창문 같다. 밖이 잘 안 보이다가 김이 서서히 사라지면 창밖으로 해발 3천 미터의 눈 덮인 산이 나타나고, 그러다 창문에 다시 김이 서리기 시작하면 난로 위에 있는 커피와 산은 꿈처럼 사라진다. … 그게 오늘 아침의 내 기분이다.” 그가 도쿄에서 보이는 것들에 대해 쓸 때와 몬태나에서 보이는 것들에 대해 쓸 때 중 어느 쪽이 더 좋은가 하면 나는 몬태나쪽이다. 도쿄의 사람들 속에서 브라우티건은 이해하지 못한 것을 문장으로 만든다는 느낌을 주곤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래서 좋아할 이들도 있겠지만. 브라우티건의 다른 책이 궁금하다면 <미국의 송어낚시>와 <워터멜론 슈가에서>를 읽을 것. 그 책들을 좋아한다면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를 다시 읽게 될 것이다.

여행

나는 복숭아 냄새를 맡았는데, 그곳에서는 내 어린 시절의 냄새가 났다. 거기에 서서 나는 복숭아가 대단한 사건일 수도 있었던 과거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고 과거로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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