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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호크니, 프로이트, 베이컨 그리고 런던의 화가들>
이다혜 사진 최성열 2019-11-19

마틴 게이퍼드 지음 / 을유문화사 펴냄

올해 미술계의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였다. 그 전시와 ‘비슷한’ 흥분을 원하는 이라면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호크니, 프로이트, 베이컨 그리고 런던의 화가들>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호크니, 프로이트, 베이컨 그리고 런던의 화가들’이라는 부제처럼 1945년부터 1970년경에 이르는 동안 런던의 화가들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의 순간들을 짚어내는 이 책은 영국의 유명한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썼다. 마틴 게이퍼드는 이 책에서 다루는 루시안 프로이트와 데이비드 호크니의 초상화 모델이 되기도 한 인물이다. 이 책의 도입부는 현대미술에 대한 숱한 책들처럼 경매장 풍경이다. 2013년 11월12일 저녁,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 <루시안 프로이트에 관한 세개의 습작>이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출품됐다. 1억4240만달러라는 낙찰액은 그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였다. 그리고 2018년 11월15일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가의 초상>은 생존 작가 경매 최고가인 9030만달러에 낙찰되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업이 현대 회화의 규칙에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특히 재미있는데, 규칙을 무너뜨렸기 때문에 굉장하다는 평을 받는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은 끊임없이 바뀌었는데, “이것은 불확실성이라기보다는 독창성과 내적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호크니는 몇년 뒤, 양식을 바꾸는 것은 이전에 했던 작품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를 알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미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현대미술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언급되는 작품들을 검색하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다. 직접 볼 수 있다면 더 좋을 테고. 마틴 게이퍼드는 그림을 ‘상상’하고 ‘해석’하는 책을 쓰지 않았다. 그는 책에서 다룬 작가들과 교류했고, 대화를 나누었고, 그들이 생존한 동안 그들에 대한 글을 매체에 써온 사람이다. 그러니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작품이 구상되고 구현되는 방식에 대한 작가 본인의 술회다.

현재에 대한 향수

‘현재에 대한 향수’라는 문구는 (폴린) 보티의 작품과 (앤디) 워홀 같은 미국의 팝아티스트의 작품을 정확하게 구분 짓는다. 워홀은 향수보다는 숭배 및 유명인의 이미지가 대중매체에 의해 만들어지고 증식되는 방식에 관심이 있었다. 반대로 보티의 접근법은 영국적 특성이 뚜렷했다. 향수는 따뜻하고 낭만적인 감정이다. 보티가 그린 스타의 이미지는 비록 사진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광고 장면이 피와 살로 되돌아가는 듯 부드럽게 환기했다.(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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