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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할리우드: 그녀들의 이야기>
김송희(자유기고가) 사진 백종헌 2020-05-19

질 S. 티에첸, 바바라 브리지스 지음 / 조주희 옮김 / 혜지원 펴냄

영화사 책 중 ‘역사에 남은 감독’ 부분을 펼쳐 숫자를 세어봤다. 21명의 감독 중 여성감독은 1명, 예의상 넣었나 싶을 정도의 숫자다. 굳이 감독을 예로 든 이유는 이 책에서도 “여성감독은 현장에 더 많은 여성의 일자리를 만들고, 여성이 중심이 된 인물과 이야기를 고민한다”고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 1930년에 일한 감독 도로시 아즈너는 여성감독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제작자들은 남자들이 더 편한가 봐요. 남자들은 바에도 같이 가고 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어서 그런가요.” 역사 속에서 사회 변역을 이끌었던 여성들은 그 이름이 지워지거나 기록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어왔다. 할리우드 역시 마찬가지다. <할리우드: 그녀들의 이야기>는 18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할리우드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남성 영화인에 비해 덜 알려진 여성 영화인의 활약을 사진과 함께 기록한 책이다.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자세히 다루기보다는 보다 많은 여성의 이름을 거명하고 그들이 영화사에 남긴 발자취를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영화사 초창기에는 여성들이 더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감독, 배우는 물론이고 시나리오작가, 제작자, 촬영, 편집자, 스턴트우먼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여성이 포진했고 1910년 무성영화 시대에는 더 많은 여성들이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영화산업이 약동하면서 오히려 여성들은 다져왔던 자리를 빼앗기기 시작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원작을 제작자에게 가져가 영화화를 추진한 카이 브라운 바레트(그는 앨프리드 히치콕을 미국영화계에 소개한 사람이기도 하다), 오스카상을 받았음에도 45살 이후 재미있는 역할을 받기 어렵다 느껴 직접 제작에 나선 제인 폰다, 1974년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미디어 그룹의 첫 여성 부회장이 된 마시아 나사티어가 “여성 부회장은 선례에 어긋난다”는 말을 듣고 이래서 지위는 더욱 필수적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맞섰던 이야기 등은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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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화 편집자로 자리를 지켜온 이래로 함께 일해온 여성 영화 편집자들이 왜 이 분야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냐고요? 왜냐하면, 그들은 훌륭하지 않고서는 이 자리에까지 올라올 수 없었을 테니까요.”(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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