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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감의 아이콘, 크리스틴 벨의 비상 '쿠폰의 여왕'
김소미 2022-04-27

전업주부 코니(크리스틴 벨)와 유명 유튜버를 꿈꾸는 친구 조조(커비 하월바티스트)는 매우 간단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사로잡혀 있다. 이들은 멕시코의 공장에 남겨진 할인 쿠폰을 밀수해 온라인에서 주부들에게 되판다. 경제 사정이 녹록지 않은 주부들을 위한 사업이므로 코니는 이것이 범죄가 아니라 차라리 로빈 후드의 일에 가깝다는 정의심마저 느낀다. 갑자기 엄청난 수익을 내게 된 두 친구가 명품과 슈퍼카, 무기 쇼핑으로 쾌락을 즐기는 사이, 마트 손실 방지 전문가 켄(폴 월터 하우저)과 우편 수사관 사이먼(빈스 본)이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다. <쿠폰의 여왕>은 교외의 주부들이 무기력을 타파하고 제도권의 허점을 파고들어 대형 범죄의 주도자가 된다는 설정에서 얼마간 카타르시스를 보장한다. 이들이 자기 삶의 판도를 뒤집어엎는 서사는 속시원한 데가 있지만, 이 범죄가 성립되는 근간에 대한 통찰은 둔감한 편이다. 아웃소싱으로 점철된 자본주의 소비 시장의 원리를 간파한 주인공의 영리함은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풀어나가는 대목에서는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굿 플레이스> <그 여자의 집 건너편 창가에 웬 소녀가 있다>의 크리스틴 벨은 그런 와중에도 큰 눈을 연약하게 끔뻑이며 감정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평범한 세 여성이 사상 최대 규모의 쿠폰 범죄를 저질렀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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