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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넷플릭스의 '엄브렐러 아카데미' 그리고 광고 모델

<엄브렐러 아카데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기묘한 이야기>와 함께 성공한 SF 장르로 얘기되는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시즌3가 공개되었다. 경쟁 플랫폼인 피콕을 운영하는 모회사가 있는 유니버설 산하 유니버설 콘텐츠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세계 멸망을 막는, 피는 1도 안 섞인, 세계 곳곳에서 같은 날 태어난 초능력 가족들 엄브렐러 패밀리의 이야기다. 세계 멸망을 막는다고 하지만 더 큰 세계 멸망을 일으키며, 그들의 시간상으로는 한달간의 이야기지만 세번의 큼지막한 세계 멸망을 몇십년의 시대를 옮기며 시즌3에 걸쳐서 막는다. 가족과 세계의 멸망을 막는 <엄브렐러 아카데미>를 보면서 현재의 넷플릭스가 떠올랐다. 그만큼 넷플릭스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서일까. 넷플릭스는 최근 북미에 이어 아시아를 비롯한 유럽, 남미 오피스에서 30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1 이후로 최고의 시즌이라 생각되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4도 넷플릭스의 반전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넷플릭스가 광고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구글, 컴캐스트를 칸에서 만났다고 한다. 유료 모델에서 시작하여 광고를 믹스해 성공한 동영상 플랫폼은 미국의 훌루밖에 없다. 훌루가 광고로 믹스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일 쏟아지는 막대한 TV 콘텐츠의 유입 덕분이었다. 미국에서 넷플릭스가 성공하려면 한달에 몇편 나오는 대작 오리지널이 아니라 영화, 방송사에서 전방위로 수급한 콘텐츠 개수를 늘려야 한다. 광고 모델은 유료 모델과 다르다. 많이 봐야 성공할 수 있다. 히어로 콘텐츠보다 데일리 콘텐츠가 늘어서, 시청자들의 ‘세션 아워’(Session Hours, 들어와서 콘텐츠로 소비하는 시간)를 늘릴 수 있어야 한다. ‘뭘 볼지 모르겠다’가 아니라 ‘일단 보자’가 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광고가 없는,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TV를 표방했던 넷플릭스가 TV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고려하면, 미디어의 혁신은 아직은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을까.

넷플릭스의 후반기 반등을 유니버설 콘텐츠 프로덕션과 같은 경쟁 구도에 있더라도 작품을 잘 만들 수 있는 제작사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잘 만든 콘텐츠를 계속 시청자에게 선보여야 하는 넷플릭스의 숙명 때문일 것이다. 사용자가 시청을 해야 광고 모델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