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가량 남은 요즘, 한국지리 1등급을 위한 확실한 선택은 ‘문쌤’, 문상훈 선생님의 강의다. 궁중대 풍수지리학과를 졸업하고 정인학원 일타강사로 활약 중인 문쌤은 수업 시간이 되면 종이컵을 들고 칠판 앞에 서서 열정과 타성이 버무러진 톤으로 외친다. “얘들아 잠 좀 깨자~.” “조용히 해~.” “수업 시작할 거야~.” 가끔 눈이 시리도록 화려한 트로피컬 컬러의 칼라 티셔츠로 멋을 내보지만 학생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침식과 주상절리에 치중하느라 수능 전날까지 진도가 밀려 있다는 항의도 받지만, 문쌤의 진정한 가르침은 한국지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쇼미더머니> 출연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은 악마의 편집에 안 당하는 방법, 명절날 세뱃돈 네배로 받아내는 방법 등 이기상 선생님조차 가르쳐주지 못한 인생 실전 노하우가 애제자들을 위한 문쌤의 특별한 지혜다. 단, 웬만한 일은 웃어넘기는 문쌤도 ‘꼰대’라는 말 앞에선 흥분하니 조심하자. “2천년에 태어난 애가 뭘 안다고 선생님한테 꼰대라고, 마음에 안 든다고 그래? 선생님은 IMF를 겪은 세대잖아”로 시작해 “너넨 싸이월드 해봤어? 네이트온 해봤어? 비디오 알아?”로 끝나는 일장연설을 듣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한국지리를 제외한 세상만사에 항상 열려 있는 91년생 문쌤의 최근 관심사는 유튜브가 세상을 망치고 있다는 것. 문쌤은 사람들이 점점 책을 멀리하고 유튜브의 일방적인 정보를 비판 없이 수용하는 데 우려를 표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지겨워하는 학생들을 향해 “그렇게 유튜브에 절어 패배자처럼 살아라!”라고 일갈했는데, 세계보건기구에서 유튜브를 2급 유해물질로 규정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은 문쌤의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HECK POINT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답게 문쌤은 얼마 전 수업에서 ENA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 3회에 등장한 “우영우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등장인물” 김정훈이 선생님 아니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극구 부인하면서도 “내가 봐도 닮았더라”라거나 “3화가 특히 재밌더라”라는 등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에서는 김정훈 캐릭터를 연기한 코미디언 문상훈과 동료들이 사무실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관람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