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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스페이스] 다혜리의 작업실: 드라마 <구경이> 대본집 출간 앞둔 이정흠 PD, 플레인아카이브 장지선·임유청 편집자와의 대화
이다혜 정리 남선우 2022-08-05

대본이 최고의 레퍼런스!

※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다혜리의 작업실’은 매주 수요일 혹은 금요일 밤 11시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작품 세계와 글쓰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는 코너입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https://twitter.com/cine21_editor/status/1551403510071455744)

이다혜 @d_alicante <구경이> 대본집 출간을 제안한 분이 플레인아카이브의 임유청 편집자님이라고 알고 있어요. 드라마를 보면서 어떤 지점에서 ‘이건 우리가 해야겠다!’ 생각하셨나요?

임유청 @moriapt 드라마의 오프닝부터 배우들, 미장센까지 좋아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구경이가 남편에게까지 의심을 품는 설정에 공감이 많이 갔어요. <구경이>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그린다고 생각했어요. 눈치 보지 않고, 은유하지 않고, 직설적인 장치들을 사용해서요.

이다혜 @d_alicante <구경이> 대본집에는 인물 소개가 자세하게 수록돼 있어요. 에피소드별로 나오는 인물들까지 전부 안내돼 있고, 오프닝 콘티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책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장지선 @PA_koo_k 인물 소개는 성초이 작가님이 철저하게 짜놓은 세계를 펼쳐놓은 파트예요. 오프닝 애니메이션 콘티는 독자들이 영상의 속도감을 책으로도 느끼며 몰입했으면 해서 1화 대본 앞에 배치해봤습니다. 이 책만의 매력은 그동안 노출되지 않은 <구경이> 관련 자료를 최대한 다방면으로 모아뒀다는 점입니다. 방송을 위해 제작된 이미지들이 실제 캐릭터들이 노트에 기록해온 자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이다혜 @d_alicante 이정흠 PD님께 여쭤보겠습니다. <구경이>를 연출하면서 흥미로웠던 점, 어려웠던 점이 궁금합니다.

이정흠 @LeeJungHum 연출하기 쉬운 대본은 분명히 아니었어요. 기존 한국 드라마는 서사와 개연성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는데, <구경이>는 캐릭터들간의 관계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스토리를 대범하게 이어가거든요. 이 낯선 느낌을 시청자에게 어떻게 납득시킬지 고민했죠. 독자들도 대본을 직접 보면 성초이 작가님의 지문 쓰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다고 느끼실 거예요. 어떠한 묘사를 강요하기보다 감독과 배우가 다양한 액션을 취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지문이어서 좋았어요. 현장에서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리는 방향으로 연출해봤는데, 방영 후 반년이 지나도 대본집을 기다려주는 분들이 계시니 나름 성공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웃음)

이다혜 @d_alicante 성초이 작가님은 아쉽게 오늘 함께하지 못하셨지만, 사전에 드린 질문에 답변을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질문을 하면 편집자님들이 작가님 답변을 낭독해주시겠어요? <구경이>를 쓰시면서 특별히 신나게 쓴 부분 혹은 회차가 있나요?

임유청 @moriapt (성초이 작가 답변 대독) “특정한 어느 대목이 재밌었다기보다 대체로 재미있었고, 대체로 괴로웠습니다. 9화 저유조 장면을 쓸 때는 직접 몸을 움직여가면서 한 문장 한 문장 썼기 때문에 몸으로 썼다는 느낌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 점이 재밌었습니다.”

이다혜 @d_alicante 성초이라는 이름은 두 작가가 함께 사용하는 필명인데요, 대본을 쓰면서 두분 생각이 가장 달랐던 장면은 어느 회차의 어느 대목일까요? 또 풀어내기 까다로웠던 대목이 있다면요?

장지선 @PA_koo_k (성초이 작가 답변 대독) “애초부터 의견이 그렇게까지 벌어지진 않았습니다. 구성원들의 벤다이어그램 교집합 부분이 성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별히 풀어내기 어려웠던 장면은 나제희와 경수가 위기에 빠지는 4화 월미도 시퀀스, 7화 로봇 시연회 시퀀스, 12화 연극 무대에서 외부까지 이어지는 구경이와 케이의 대결 시퀀스였습니다. 쓰고 엎고를 정말 많이 했어요.”

이다혜 @d_alicante <구경이> 대본만큼이나 완성된 드라마의 스타일도 남다른 데가 있었죠. 혹시 PD님이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레퍼런스로 생각한 작품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정흠 @LeeJungHum 종영 후 인터뷰 때마다 같은 답을 했는데 기사화되지 않더라고요. (웃음) 항상 명확하게 얘기했어요. 제 레퍼런스는 <구경이> 대본이었다고. <구경이>는 지금까지 쌓아온 연출 상식으로 접근하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영상 레퍼런스를 참고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특히 대본 자체가 온갖 인터넷 밈들로 채워져 있잖아요. 작가님이 인터넷 밈을 잘 모르는 저를 위해 내용을 정리한 파일도 따로 보내주셨어요. 그런 것들이 다 제 레퍼런스였습니다.

이다혜 @d_alicante 마지막으로 성초이 작가님께 <구경이> 대본집을 볼 독자들을 위한 간단한 말씀을 부탁드렸어요. 편집자님이 읽어주세요.

임유청 @moriapt 네, 성초이 B입니다. “미래의 독자 여러분. 이번에 다시 한번 1화부터 12화까지 읽어봤더니 거 모자란 부분도 많습디다. 그렇지만! 퍽 읽는 맛이 살아 있는 대본이라 자평합니다. 거기다 플레인아카이브에서 책을 정말 예쁘게 만들어주셔서!!!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더운 날에 심심할 때 즐겁게 읽어봐주세요. 부족한 글이 훌륭한 배우들을 만나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지금 넷플릭스 절찬 상영 중인 <구경이>를 통해 확인하시길!”

남선우의 책갈피

<구경이> 대본집은 용어 정리, 캐릭터 소개, 배우들과의 대담 등으로 구성돼 팬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맛보기로 책에서 트리비아 하나씩을 꼽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정흠 성초이 작가님이 나제희의 이름을 원래 나나로 지으려 했다는 것은 저도 대본집을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장지선 작가님이 쓴 트리비아 한 구절을 특별히 공개하겠습니다. “7화 강화도 촬영 당시, 구경이 역을 맡은 배우 이영애는 작가들에게 강화도 순무김치를 사가길 추천했다.”

임유청 제가 <구경이>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김 부장이에요. 김 부장과 용 국장의 전사도 트리비아 지면에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