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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대혁명', 뜨겁고도 잔혹했던 2019년의 홍콩을 홍콩 시민의 시점에서
정예인 2022-10-12

“광복홍콩, 시대혁명.” 2019년 홍콩 거리 곳곳에서 혁명의 구호들이 울려 퍼졌다. 다큐멘터리영화 <시대혁명>은 홍콩 시민들의 구호를 따라 시위의 현장을 날것 그대로 담아낸다. 1997년 영국령이었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래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과 홍콩을 중앙정부 아래에 귀속시키고자 하는 중국의 갈등은 계속되었다. 2014년의 ‘우산혁명’ 역시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행정장관 입후보자 선정에 관여하자 이에 홍콩 시민이 저항하며 촉발된 시위였다. 홍콩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우산혁명이 막을 내린 5년 후 민주화 바람은 다시 한번 거칠게 불어닥친다. 2019년 홍콩 정부가 탈주범을 중국에 인도하는 조례를 개정하자 그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도시 곳곳에서 목소리를 드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는 뜨겁고도 잔혹했던 2019년의 홍콩을 홍콩 시민의 시점에서 다시 바라본다. 홍콩 시위대의 인터뷰를 통해 세대를 막론하고 ‘자유’를 외치는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가 하면, 시위가 진행된 방식 자체를 주목해 르포르타주에서는 알 수 없었던 시위의 여러 단면을 보여준다. 서로 이름도 나이도 알지 못하는 시위대는 마치 온라인 게임처럼 팀을 짜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다. 이 시위에 컨트롤타워는 없다. 대신 아무도 아닌, 그래서 누구나일 수 있는 ‘노바디’(nobody)가 시위를 위해 헌신한다. 홍콩의 법치와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노바디 즉, 홍콩인의 모습은 안전한 곳에 머문 관객의 위치를 반성케 한다. 신변 보호를 위해 제작진 정보는 비공개되어 있고 엔딩 크레딧에 나열된 이름 대부분은 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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