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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찬호 스튜디오웨이브 대표, “30대 여성이 즐길 수 있는 스토리에 주목한다”
조현나 사진 최성열 2023-01-05

2022년 웨이브는 10대들의 학원 액션물 <약한영웅 Class 1>을 필두로 국세청을 배경으로 삼은 <트레이서>와 희망퇴직, 주식 폭락, 집값 폭등의 고난을 맞이한 인물이 등장한 <위기의 X> 등을 선보였다. 소재와 스토리 전개 측면에서 독특한 우위를 점한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CJ미디어와 스튜디오드래곤 등을 거치며 20년 넘게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제작해온 이찬호 스튜디오웨이브 대표는 3년차에 접어든 소회를 밝히며, 더 많은 국내 시청자와 글로벌 시장까지 저변을 넓히기 위한 전략을 들려주었다.

- 2022년 <트레이서> <위기의 X> <약한영웅 Class 1> 등 웨이브에서 공개된 오리지널 작품이 많았다. 그중 <약한영웅 Class 1>은 웨이브의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로 올라설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내부에선 그 원인을 무엇이라 판단하나.

= 극본, 연기, 연출이 다 좋아서 정리할 요인은 많은데 정확히 이야기하기가 참 쉽지 않다. 가장 큰 요인을 언급하자면 배우들의 호연이 아닐까 싶다. 신인에 가까운 배우들이 다들 잘해줬다. 학원 액션 장르를 표방하지만 우정과 함께 집단에서 생존하려는 개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감정 신이 돋보이는 후반부의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영화 <젠틀맨>의 경우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영화인데도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뒤 웨이브를 통해 서비스하는 방식을 택했다.

= 극장과 상생하고자 하는 이유가 가장 컸다. 영화들이 OTT 플랫폼에서 바로 공개되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극장의 유통 시스템에 좋지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관객에게 특별한 축제와 같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극장을 통해 먼저 개봉했다. 2023년에 공개될 <데드맨>과 <용감한 시민>도 극장에서 선공개할 예정이다.

- 2023년에는 어떤 전략을 펼칠 예정인가.

= 지난 2년간 웨이브에 있으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OTT 시장의 속도를 실감했다. 그래도 우리로선 <약한영웅 Class 1>이라는 기이 생겼다. 그동안엔 플랫폼의 브랜드를 각인시킬 요량으로 색깔이 강한 작품들을 많이 해왔다면, 이에 더해 대중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콘텐츠들을 더 확장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또한 그동안 기획 개발한 작품들이 2023년에 조금씩 공개될 예정인데 준비한 콘텐츠들이 결실을 맺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 2023년 공개 예정작으로 <데드맨> <용감한 시민> 외에 시리즈물인 <박하경 여행기> <거래>가 있다.

= 하준원 감독이 연출하고 조진웅 배우가 주연을 맡은 <데드맨>은 명의 도용 사건이 소재로, 횡령 누명을 쓴 인물이 ‘죽은 사람’과 다름없이 살게 된 뒤 진범을 찾아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중한 걸 되찾는다는 스토리가 잘 그려졌고, 일종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김희애 배우의 변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진표 감독의 <용감한 시민>은 기간제 교사가 불의에 맞서는 상황이 통쾌하게 그려진다. 신혜선 배우가 기간제 교사 역을 맡고 이준영 배우가 악역을 맡았는데 둘 다 연기가 정말 좋더라. 이나영 배우의 복귀작인 <박하경 여행기>는 주인공이 당일치기로 여러 여행지를 다니는 여정을 묘사하는데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힐링물 성격이 강하다. 배우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이 주연을 맡은 <거래>는 제한된 시공간에서 납치극을 벌이는 범죄 스릴러물인데 내부 투자 심의를 할 때 대본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하나하나 다 나름의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 그 밖에 기획 개발 중인 신작은 어떤 게 있나.

= 판타지 사극인 <귀왕>, 범죄에 연루된 성형외과 의사가 경찰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룩앳미>,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윤성호 감독이 연출하는 로맨틱 코미디 <제4차 사랑혁명> 등이 있다. 또 코믹 액션물이나 영화 <델마와 루이스>와 결이 비슷한 수사물도 대기 중이다. 장르적인 측면에서 보다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브랜드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도 필요할 텐데.

= 웨이브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MBC, KBS, SBS와 같은 지상파와 협업이 잘돼서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들이 자동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해외 콘텐츠 측면에서도 HBO의 작품들이 꾸준히 서비스되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의 콘텐츠 니즈가 많이 해소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오리지널 시리즈는 어떻게 가야 할까. 심의 등의 이유로 기성 채널에서 다룰 수 없는 시도들을 많이 해보려 한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들은 중장년 이상의 주요 시청자층이 형성된 상황이니 반대로 우리는 좀 젊은 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으려 한다.

- 하지만 현재 젊은 층의 취향이 세분화되어 있는 상황이지 않나. 그런 관점에선 타기팅이 쉽지 않을 텐데.

= 스튜디오웨이브에 오기 전에도 2030세대, 확장하면 40대까지 타깃으로 삼는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채널의 방향성을 좌우했던 건 대체로 대중적인 작품이었다.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지금도 2030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되, 다른 연령층도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지금은 30대 여성이 콘텐츠 시장을 끌고 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0대, 40대가 봐도 재밌는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30대 여성이 즐길 수 있는 스토리에 주목한다. 작품의 기준, 가령 잔인함의 수위를 측정할 때도 30대 여성의 시선을 고려한다. 그러면 다른 연령층에 소구하기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실제로 회의할 때도 30대 여성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많이 기울인다.

- 기획 개발 중인 작품이 많은 것으로 안다. 제작비 상승이 신작 투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해당 작품이 얼마나 리쿱될 것인지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하는 정도가 달라지긴 한다. 현재는 글로벌 시장까지 고려해 신작 투자를 결정한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 해당 장르의 작품을 많이 개발하려 계획 중이다.

- 최근 미주지역 OTT 플랫폼인 코코와를 인수했다. 해외 진출 전략도 본격적으로 세우고 있을 것 같다.

= 다른 OTT 플랫폼들과의 경쟁 면에서 볼 때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 론칭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코코와가 유럽과 중동 지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웨이브의 콘텐츠를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어떻게 개척해나가느냐가 OTT 시장을 확장하고 신규 유입층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다행히 최근 동향을 볼 때 한국에서 성공한 콘텐츠가 외국에서도 반응이 좋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좋은 콘텐츠를 계속 개발, 제작해나가면서 작게는 아시아 시장, 크게는 세계 시장을 개척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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