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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크로스로드
2002-06-11

시사실/크로스로드

■ Story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루시(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오래 전에 멀어진 옛 친구 미미(타린 매닝)로부터 LA까지 함께 여행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루시와 미미, 키트(조이 살다나)는 10년 전 가장 가까웠던 친구들. 강간당한 뒤 임신한 미미는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루시는 세살 때 집을 나간 어머니를 찾아, 키트는 UCLA에 진학한 뒤 무심해진 애인의 마음을 확인하고자 여행을 떠난다.

■ Review

<크로스로드>의 프로듀서 앤 칼리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덕분에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녀는 자이브 레코드의 사장 클라이브 칼더가 제작비를 댄 이유를 “회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브리트니에게 감사를 표하고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어쩌면 칼더는 몇년 전 칼리가 래퍼 윌 스미스를 주연으로 삼아 영화를 제작하자고 건의했던 일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스피어스는 윌 스미스가 아니었다. <크로스로드>는 여성 감독과 스탭, 독립영화계의 인력이 가장 대중적인 스타 중 한명을 중심으로 모인 독특한 프로젝트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결과를 빚고 말았다. 그저 스피어스를 위한 진부한 영화가 된 것이다.

는 <크로스로드>에 대한 평에 “레이스가 달린 분홍색 브래지어와 팬티,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라는 식으로 스피어스의 의상을 나열하면서 “독자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정보”라고 했다. 스피어스가 얼마나 벗는지, 그녀의 새 앨범 노래가 영화에 실리는지를 가장 궁금해하는 스피어스의 팬이 바로 이 영화의 관객일 것이라는 의미였다. 그런 점에서 <크로스로드>는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크로스로드>는 공공연하게 처녀라고 선언한 스피어스의 소녀다운 매력과 청장년 남성을 휘어잡은 관능적인 공연을 쉴새없이 보여주며 나름의 즐거움을 준다.

문제는 그 즐거움이 오직 스피어스의 팬들에게만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가수가 되고 싶어한 사람은 미미였는데 정작 오디션에 나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루시가 되는 황당한 비약은, 스피어스가 아니라 10대 소녀의 성장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에겐 부담스럽다. 을 부르는 스피어스의 금발과 당당하게 드러낸 배꼽은 분명 사랑스럽다. 그러나 그 사랑스러운 모습만으로 한 시간 반을 버티기는 조금 무리였던 것 같다. 김현정 para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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