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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피어닷컴
2002-08-06

■ Story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끌려온 독일 교환학생의 집에 간 마이크 형사는 여성의 시체를 발견한다. 시체의 입과 코에서 흘러나온 피를 본 마이크는 보건국에 연락한다. 보건국 조사원 테리는 시체와 아파트를 조사하지만 바이러스의 흔적은 없었다. 며칠 뒤 테리의 상관인 담당부장이 코에서 피를 흘리며 자동차로 벽을 들이받아 숨진다. 두 사건의 공통점을 찾던 마이크와 테리는 컴퓨터 전문가인 드니스에게 부장의 컴퓨터 조사를 의뢰한다. 드니스는 희생자들이 동일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음을 알고, ‘피어닷컴’에 들어가 본다. 그러나 드니스마저 죽어버리자, 마이크는 직접 피어닷컴에 접속한다.

■ Review

서양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미 <링>을 본 사람들에게 <피어닷컴>의 아이디어는 진부하다. <피어닷컴>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이 일정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면) 죽음을 당하는 이야기다. <링>이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와 이유를 찾는 데 집중한 것과 달리, <피어닷컴>은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또 하나의 기둥으로 세운다. ‘의사’라고 알려져 있고, 여성을 고문하고 살해하는 모습을 인터넷으로 방송했던 연쇄살인범. 마이크는 체포 직전에 의사를 놓친 적이 있고, 그뒤 의사는 행방을 감췄다. 그러나 피어닷컴을 만나면서, 마이크는 다시 의사와 만나게 된다.

전체적인 이야기만 놓고 본다면, <피어닷컴>은 꽤 흥미를 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아무 사이트나 쉽게 들어가 본다. 들어갔다 나왔다, 를 수없이 반복한다. 혹시 그중 사이트 하나가 ‘피어닷컴’이라면?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피어닷컴>은 가상현실과 현실의 관계를 적절하게 짚어주지 못한다. 그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것을 환상으로 보여주고, 인터넷에서 기어나와 복수를 한다. 그건 너무 식상하고, 이제 웃음이 나올 정도다. <피어닷컴>은 진부한 상상력에 갇혀 스스로 헤어나지 못한다.

<피어닷컴>의 장점은 괜찮은 수준의 시각효과와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다. 인터넷 영상과 등장인물들의 악몽, 기괴한 느낌의 장면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피어닷컴>의 영상은 볼 만하다. 이야기 연결이 간혹 뒤틀려서 큰 효과를 자아내지는 못하지만, 기억에는 남는다. 스티븐 도프, 스티븐 리, 나타샤 맥엘혼의 연기도 볼 만하다. 윌리엄 말론 감독의 전작 <헌티드 힐>에도 나왔던, <좀비오>의 ‘영웅’ 제프리 콤즈가 나오는 것도 아주 기쁜 일. 너무 적게 나오고, 결말도 썰렁하긴 하지만.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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