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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원스토리] 블루캡 사람들
2002-10-04

사운드에 죽고, 사운드에 산다

사운드 작업은 불필요한 것은 들어내고, 부족한 것은 채워넣는 일종의 성형수술. <YMCA야구단>의 경우 시대배경이 20세기 초라 자동차 소리는 무조건 ‘NO’. 허한 공간을 채울 “깔끔하고 아름다운 소리는 이제 한반도 어딜 가도 채집하기 힘들다”는 김창섭(31) 팀장은 고등학교 때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사운드 세계에 매료됐다. 효과 전반을 담당하는, 블루캡의 중간보스이기도 한 그는 전자공학과 출신. 졸업한 뒤 곧바로 블루캡에 입문했으며, “영화의 반은 소리다”라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말을 제1원리로 삼고 있다. “처음엔 겉멋이 들었는데, 이제는 감독의 연출의도를 따라가게 된다고”. 국내에 단 2명밖에 없다는 ‘폴리 아티스트’ 김학준(32)씨는 현재 영진위 소속의 8년차 용병. 화면을 보면서 프레임 내 인물들이 내는 소리를 비롯한 각종 소리를 그대로 재현한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소리가 아닌 직접 몸과 아이디어로 소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폴리에 마음이 꽂혔다는 그가 3년간의 견습 끝에 아티스트 호칭을 얻은 작품은 <유령>. 이번엔 “송강호 특유의 조심스러운 발 연기를 흉내내느라 힘들었다”고. 걷는 장면의 경우 폴리가 대부분이라 지금껏 그가 사서 모은 신발만 60여켤레다. 정성권(27)씨는 김학준씨를 돕는 조력자. 음반 레코딩 학원을 다니다 합류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순발력이 뛰어나” 선배의 칭찬을 듣고 있다. ‘슈∼웅’ 조선 최고의 4번타자 호창(송강호)의 힘있는 스윙 소리를 이퀼라이저로 다듬은 박주강(29)씨는 동아방송대 음향제작과를 졸업했다. “극적인 순간의 임팩트 있는 효과음”을 만들기 위해 애쓴 그는 “야구라는 소재에 해학적 요소가 군데군데 있는 영화”인데 “좀더 잔재미를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욕심 많은 스탭. “영화가 좋아서, 소리가 좋아서” 직장 때려치우고서 인터넷 구인광고를 보고서 곧장 블루캡을 노크한 최은아(30)씨는 다이얼로그 파트를 맡고 있다. 배우들을 비롯해서 감정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거나, 대사를 고쳐서 새로 넣어야 할 경우의 후시녹음을 맡고 있다. 배우 1∼2명이 아닌 그룹 대사녹음의 어려움은 그가 언젠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폴리작업중인 김학중씨와 정성권씨. 호흡이 금슬좋은 '부부'다. 김창석 팀장이 땀흘린 덕에 김석원씨는 <복수는 나의 것> 믹싱 때 놀러다녔다고. 사운드에디터 박주강씨는 싹싹하기로 소문난 청년이다. 시약회사를 다니다 소리에 끌려 블루캡에 쳐들어온 최은아씨(시계방향)

▶ <YMCA 야구단> 사운드 맡은 ‘국보급’ 사운드 수퍼바이저 김석원 스토리 (1)

▶ <YMCA 야구단> 사운드 맡은 ‘국보급’ 사운드 수퍼바이저 김석원 스토리 (2)

▶ <YMCA 야구단> 사운드 맡은 ‘국보급’ 사운드 수퍼바이저 김석원 스토리 (3)

▶ [김석원스토리] 블루캡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