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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신문 제 4호 (1908~1912) <2>
2002-12-18

영화사신문

길면 길수록 재미있다

<퀸 엘리자베스> <기즈공의 암살> 등 장편영화 흥행 가능성 높아져

‘길면 길수록 재미있다!’ 영화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니켈로디언의 성황과 함께 릴 한개짜리 영화(상영시간 15분)가 표준화가 되었지만, 일부 영화제작자들은 다수의 릴로 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1912년 <퀸 엘리자베스>의 성공은 이같은 추세를 가속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아돌프 주커가 수입, 상영한 <퀸 엘리자베스>는 프랑스 필름 다르가 제작하고 유명한 연극배우 사라 베른하르트가 주연한 네릴 영화. 독립배급업자였던 주커는 MPPC가 장악한 극장 입성이 저지되자 7월12일 뉴욕의 대형극장인 라이세움에서 이 영화를 개봉했다. 입장료는 니켈로디언 입장료 5센트의 20배에 달하는 1달러. 하지만 영화를 보고 항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퀸 엘리자베스>는 미국 전역에서 흥행에 성공했으며, 주커는 큰돈을 벌었다.

장편영화의 성공은 한릴 영화를 고집해온 MPPC의 태도를 바꾸었다. <퀸 엘리자베스>만이 아니라 이미 개봉한 필름 다르의 세릴 영화 <기즈공의 암살>이나 다섯릴로 된 이탈리아 사극 <트로이의 함락>도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태도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이오그라프와 데이비드 그리피스의 관계. 1910년 바이오그라프는 자사 소속 감독인 그리피스가 만든 두릴 영화 <그의 신뢰>를 각 릴을 분리해서 따로 개봉한다. 하지만 1911년 그리피스가 같은 두릴 영화 <에녹 아덴>를 만들었을 때는 릴을 분리하지 않고 통째로 상영했다. 영화 전체를 보고 혹은 틀고 싶다는 관객과 배급업자들의 여론이 압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12년에는 미국 내외에서 증가하는 장편영화와 경쟁하기 위해 그리피스에게 두릴짜리 영화를 만들도록 부추겼다.

영화제작자와 배급업자, 그리고 상영업자들은 장편영화의 수익성을 깨달아갔다. 미국에서는 모든 영화를 피트 단위로 팔았기 때문에 제작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장편영화의 제작을 꺼려왔다. 하지만 장편영화의 가치를 깨달으면서 제작에 들어가는 고비용은 배급업자들에게 그만큼 비싸게 팔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편 배급·상영업자들은 높은 입장료와 장기 상영을 통해 수익을 늘릴 수 있었다.

또한 장편영화의 일반화는 좀더 복잡한 이야기의 가능성을 열어 영화감독들의 창작의욕을 크게 고무시켰다. 긴 시간 동안 관객이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 더 복잡해진 이야기를 혼란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화인들은 여러 가지 영화기법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나친 반복과 당황스러운 횟수의 신전환”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한 그리피스의 “교차 신”(alternative scenes)도 이러한 분위기에서 나온 것이다.

단 신 들

영화는 제7의 예술

“영화는 제7의 예술”이라는 이론이 제기됐다. 1911년 신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소설, 희곡 등을 써온 리치오트 카누도는 <제7 예술의 선언>에서 영화가 세개의 리드믹한 예술(음악, 무용, 시)과 세개의 조형예술(건축, 회화, 조각)이 종합된 예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책 출간 전인 그해 3월 고등연구원에서 <신곡>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영화를 ‘제6의 예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 최초 픽션영화 <스텐카 라친>

1908년 10월 러시아 최초의 픽션영화 <스텐카 라친>(연출 알렉산드르 드란코프)이 공개됐다. 러시아의 유명한 6절민요 <볼가 볼가>를 각색한 이 영화는 필름에 맞춰 음향을 녹음한 디스크를 따로 첨부했으며, 필름에 컬러를 입혀서 민중적인 영웅을 표현하는 데 효과를 높였다.

뉴욕에 검열위원회 설립

1909년 3월 뉴욕에 검열위원회가 설립됐다. 이 위원회는 뉴욕의 시민단체들이 만든 사적인 단체이나, 제작자들은 자발적으로 영화를 제출해야 하며 검열을 통과한 영화는 허가통지서를 발부받는다. 시민사회 차원에서 이러한 단체가 설립된 것은 “니켈로디언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는 사악한 장소이며, 영화는 매춘과 강도를 훈련시키는 장”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해 뉴욕 시장은 “극장이 시의 육체적 도덕적 안녕에 위협을 끼치고 있다”며 뉴욕 시내 모든 니켈로디언의 폐쇄를 명하기도 했다

모집

1911년 최초의 팬 매거진인 <모션 픽처 스토리 매거진>(발행인 스튜어트 블랙턴) 창간을 앞두고 기자를 모집한다. 최근 배우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만드는 이 잡지는 주로 배우들에 관한 기사를 다룰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바이타그라프로 연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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