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씨네클래식
영화사 신문 제 4호 (1908~1912) <1>
2002-12-18

영화사신문

영화,예술로 거듭나다

연극에 가까운 영화 <기즈공의 암살> 공개

“1895년 12월28일 시네마토그라프의 첫 공개 상연에 비길 만한 일.” 1908년 11월17일 프랑스 영화사 필름 다르(Film d’Art)의 창립작품인 <기즈공의 암살>의 첫 상영을 본 한 드라마 평론가의 극찬이다.

필름 다르는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권위있는 연극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제작”을 표방하고 만들어진 영화사다. 중산층을 겨냥한 잡지들을 소유하고 있는 프레르 라피테가 그 창립자로, 라피테는 풍부한 프랑스의 문학과 연극 전통을 활용해 미학적으로나 지적으로 중산층을 만족시킬 만큼 예술적인 영화를 만들면 연극으로 향하는 그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하층계급을 위한 저속한 오락”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뜨리겠다는 것. 이를 위해서 라피테는 프랑스 연극계 최고들을 불러모았다.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인 앙리 라브당에게 시나리오를, 극단 코미디 프랑세즈의 단원들에게 연출과 출연을 맡긴 것. 또한 카미유 생상이 영화음악을 맡았다.

<기즈공의 암살>은 제작진의 면면에서도 알 수 있듯 연극에 가까운 영화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극장의 열두 번째 줄 중앙에 앉아서 연극을 감상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객석 한가운데 놓인 카메라가 무대 위의 공연을 고스란히 담아냈기 때문이다. ‘진짜 연극’ 같은 인상을 주기 위해 세트는 펄프에 아교를 섞어 만든 종이로 제작했고 배경은 캔버스 위에 그렸다.

라피테의 의도대로 이 영화는 중산층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를 저질 코미디나 통속적인 멜로드라마 ‘따위’라고 멸시하던 중산층 관객이 새로운 ‘하이 아트’를 보기 위해 ‘지저분하고 어두운’ 극장 안으로 기꺼이 발을 내딛고 있다.

필름 다르의 성공은 유럽 각국의 영화인들을 자극하고 있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지에서 필름 다르를 모델로 한 영화를 만들려는 시도가 차츰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필름 다르는 앞으로 유명 연극은 물론,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 같은 고전소설을 영화화해 <기즈공…>의 여세를 몰아갈 계획이다.

단 신 들

독립영화에 꿈과 희망을독립영화보호협회 결성, 영화산업 독점에 조직적 대항

독립영화(인)를 살리자. 1909년 1월 MPPC(Motion Picture Patent Company)의 트러트스 지배에 반대하는 독립영화업자들이 독립영화보호협회(Independent Film Protective Association)를 결성했다. 이들은 “영화산업을 통제하는 독점에 반대”를 선언하며 “MPPC에 집단으로 대항할 것”을 결의했다. 협회는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배급업자들이 MPPC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법적,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고 저작권 소송에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MPPC가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한 정보과 대처요령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MPPC에 소속되지 않은 유럽의 영화사들과 미국 내 업자들을 아우르고 있으며, 회원의 대부분은 극장업자와 배급업자들이다. 제작사의 경우 몇몇 군소한 업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MPPC 휘하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같은 독립영화인들의 저항은 지난해 MPPC 창립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그 이전까지 특허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여왔던 에디슨사와 AM&B는 특허 전쟁을 종식시키고 모든 경쟁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별도의 회사를 만들기로 합의를 보았다. 이에 따라 양사는 MPPC를 만들어 영화산업과 관련된 16개의 중요 특허를 독점했으며 바이오그라프, 바이타그라프, 셀리그 폴리스코프 루빈, 스타필름, 파테 프레르 등 주요 영화사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MPPC는 영화 전 공정에 대해 독점을 형성했다. 허가를 받은 업자만 카메라 등 제작장비를 생산할 수 있고, 오직 허가받은 배급업자만 MPPC의 영화를 배급할 수 있고, 허가받은 극장주들만 특정 영사기를 상영할 수 있었다. 또한 MPPC는 이스트만 코닥과 계약을 맺어 코닥의 생필름을 독점으로 사용했다. 외국 영화 수입으로 인한 경쟁을 약화하기 위해 MPPC는 수입에 제한을 두기도 했다. 이같은 통제하에서 MPPC 소속 영화사들은 최고의 카메라와 생필름으로 기술적으로 최고의 영화를 만들었고 배급업자와 극장업자들 또한 큰 이익을 보았다.

한편 MPPC는 독립영화보호협회에 맞서기 위해 내년에 허가받은 배급업자들을 하나의 조직체를 엮은 독립배급사 제너럴 컴퍼니를 설립할 계획이다.

<<< 이전 페이지

기사처음

다음

페이지 >>>